○…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정상회담은 단독·확대를 포함해 총 1시간25분 동안 열렸다.

당초 예정됐던 1시간10분보다 다소 늘어났다.

양국 간 논의 사항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회담에서는 실천,창조,실용 등 이 대통령이 빈번히 쓰는 화두를 두 정상 모두 자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도 당초 14분으로 잡혀 있었으나 서로 합의 내용을 충실히 설명한 데다 이 대통령이 '애드리브'까지 구사하면서 총 21분으로 늘어났다.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은 창조와 실용의 치(治)라는 정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창조와 실용 정신을 기반으로 새 협력의 시대를 열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중국이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가를 이야기하는 속담이 한국에는 있다.

칭다오에서 새벽에 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며 양국 간 심리적 거리의 가까움을 부각시켰다.

또 "오늘 후진타오 주석을 처음 뵙지만,회담을 하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그런 친구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후 주석은 그리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유머를 건넸고,후 주석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기자회견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조문 외교'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지만,이웃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쓰촨성 대지진으로 참사를 당한 중국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복구 지원을 약속하며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트랩을 내려오면서 환영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지 않았다.

외국 순방시 보통 대통령이 트랩 위에서 손을 한 번 흔들고 내려오는 것이 관례이지만 중국 측의 지진 피해를 감안,일부러 손을 흔들지 않은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이 지진으로 대재앙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중국 측의 상황을 배려한 행동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후진타오 주석 내외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는 우리 측에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경제계 인사 15명과 정부 측 공식 수행원 12명 등이 참석했다.

특히 중국 측은 쓰촨성 지진 사태 복구 지원을 위해 중국에 파견된 김영석 한국 지진구조팀장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이징=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