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에 보낸 '2008년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에서 △임금 동결 △임금피크제(근로자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 시행 △생산라인 유연화 △휴가비 등 일시 지급중단 △영업 및 사후관리센터 거점 효율화 등을 요청했다.

기아차는 올해 1월 정기 호봉 승급으로 기본급 대비 1.4%(2만1135원) 오른 상황이어서 임금 추가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휴가비,귀향교통비,유류티켓,선물비 등 상여금(약 130만원) 등은 이익이 확보될 때까지 지급을 보류하자고 요구했다.

회사 관계자는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생사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불 능력을 감안하면 임금 동결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006년 1253억원,작년 55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작년 말 기준 부채 규모가 7조7780억원에 달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많은 기아차는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내수 판매에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는 "경영 악화를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 현대차 수준의 임금 인상과 각종 특근수당 신설 및 인상,생계비 부족분 300% 지급까지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금속노조와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올해 9% 임금 인상과 복지혜택 확대 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