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면 세계 어디라도 팔 수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스킨케어제품,건강식품,음료,주방용품 등 한국인 코드에 맞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해외 본사에서 내놓은 신제품을 한국시장에서 테스트해 보는 수준을 넘어,아예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을 검증한 뒤 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다.

세계 65개국에 진출한 허벌라이프는 한국인이 건강기능식품으로 가장 선호하는 홍삼제품 '홍삼 진센'을 외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출시했다.

정영희 한국허벌라이프 사장은 "국내에서 홍삼제품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출시한 지 한 달여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 제품을 해외시장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킨케어 브랜드 뉴트로지나가 지난달 내놓은 '딥 클린 클렌징 오일'도 한국 여성 소비자 4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신제품이다.

뉴트로지나에 한국은 매출 면에서 미국에 이어 2위,아시아에선 1위 시장이다.

뉴트로지나 관계자는 "한국 여성들은 화장품 트렌드에 민감하고 평가도 신속하다"며 "이 제품을 홍콩,대만,싱가프로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출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성공한 뒤 다른 국가에 본격 수출된 사례도 있다.

글로벌 주방용품업체 월드키친의 디너웨어 브랜드 코렐이 대표적.월드키친은 2006년부터 국내 디자인팀을 따로 꾸려 한국 문양을 코렐 그릇 디자인에 접목시켰다.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자 미국 본사가 이를 중국,싱가포르,대만,캐나다 시장에 소개했다.

월드키친은 올해도 한국 전통놀이인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활용한 '링크(Links)' 라인과 엉겅퀴.쓴풀 등 한국의 야생화를 담은 '야생화' 라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들 제품도 중국,대만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 밖에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은 식사 후 박하사탕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식문화에서 힌트를 얻어 '프라푸치노 민트모카'를 내놓고 시장 테스트에 나섰다.

일단 국내시장에서만 판매 중이지만 시장 반응이 좋으면 해외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