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추가협의 고시에 정확하게 반영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요구한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발언과 관련,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우리나라의 검역주권을 명문화한 한.미 간의 쇠고기 추가협의 결과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에 어떤 형태로든 정확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26일 오전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한.미 FTA와 쇠고기 추가협의 결과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에 결함이 있다는 오바마 의원의 발언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이제 대선정국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오바마 의원은 23일(미국 시간) 조시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아주 결함이 있는 FTA인 만큼 비준동의안을 아예 의회에 제출하지 말라"고 사실상 재협상을 요구했다.

김 본부장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서 FTA 관련 행사를 한 데 이어 미 업계도 한.미 FTA를 빨리 처리하라고 의회를 압박하고 있어 오바마 의원이 이런 서한을 보낸 것 같다"고 설명하고 "특히 미국 자동차 노조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의원이 한.미 FTA의 자동차 부문과 관련해 숨겨진 장벽이 많다는 것으로 지적한 것 같은 데 이는 자동차 부분에 대한 몰이해를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 측이 그동안 많이 얘기했던 세제와 소비자 인식 등에 대해 협상 과정에서 많이 검토하고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오바마의 발언이 없었던 것보다는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 일정을 모두 끝낸 우리 측과 대선이 남은 미국 측 상황을 고려해 우리 측이 먼저 한.미 FTA를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먼저 통과시키면 상대 측을 압박해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현재 야당이었던 분들이 여당이었던 시절 협상을 시작하고 타결한 만큼 17대 국회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쇠고기 추가 협의 결과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정확하게 농식품부 장관 고시에 반영돼야 한다는 게 원칙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농식품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검역주권 행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미 통상마찰과 관련, "일반적인 분쟁 해결 절차가 적용된다"면서도 "최근 5년 동안 한.미 간에 10여 건 정도의 마찰이 있었고 과반 이상 우리가 이겨 우리의 쟁송 능력이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