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서 '호프타임'이란 상호로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순옥(49)입니다.

점포는 초지동 먹자블록 끝자락에 있는 건물 1층에 있습니다.

62㎡(약 20평) 규모로 테이블 7개를 두고 있습니다.

혼자서 주방과 홀을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일손이 달려 최근 시급제 아르바이트를 한 명 고용했습니다.

오후 3시쯤 가게로 나와서 새벽 3시에 영업을 마치고 들어갑니다.

4년 전 장교 출신인 남편이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생활이 어려워져 창업하게 됐습니다.

원래 충북 제천에서 살았으나 안산에 거주하는 여동생이 가게터를 알아봐 주고 경제적으로 도움을 줘 이곳으로 왔습니다.

남편은 아직도 제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치킨,탕,튀김,무침 등 점포 운영에 필요한 요리는 여동생 친구로부터 전수받았습니다.

인테리어는 집기와 비품까지 합해 5000만원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보증금 3000만원까지 합치면 모두 8000만원의 창업 비용이 들었습니다.

2004년 개업할 당시만 해도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신축 건물이라 권리금이 없었고 2년 정도 지나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개업한 지 2년 동안은 영업 부진으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해 보증금을 까먹고 빚도 졌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영업이 다소 호전됐습니다.

생맥주전문점이지만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여서 인근 아파트 주부들이 찾습니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옵니다.

생맥주가 하루 40~60잔 정도 팔리며 20만~25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 달 평균 매출이 600만원 정도입니다.

원가인 재료비가 35% 수준이고 임차료 150만원과 전기 수도 가스 등의 경비 60만원을 빼면 180만원 정도 남습니다.

그러나 생활비와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적자입니다.

어떻게 하면 점포를 활성화해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요.



◆입지‥30~40대 많은 아파트단지 인접

의뢰인의 점포가 위치한 초지동 지역은 전형적인 아파트 단지형 상권으로 안산 시화공단이 조성되면서 형성됐습니다.

반경 500m 이내 560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가구당 2.75명 정도로 국내 평균치와 비슷합니다.

거주 인구 중 30~40대 비중이 높고 20대 이하 자녀의 비율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공장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인구 대비 음식점 수가 97명당 1개꼴로 전국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술자리와 관련된 음식보다는 식사 중심의 메뉴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 70여개에 달하는 입시학원이나 보습학원이 조밀하게 몰려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교육과 생활 중심의 상권입니다.

4~5년 전부터 주거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활성화됐으나 약 1㎞ 떨어진 곳에 고잔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잔 신도시 상업지구는 3개의 멀티플렉스와 대형마트 아울렛매장 등이 들어서면서 안산 중앙동 상권과 함께 소비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초지동 상권에 있는 음식점은 맛과 메뉴가 확실히 차별화되지 않으면 쇼핑 연계 기능이 있는 고잔 상업지구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의 점포는 '대박집'으로 불리는 돼지고기 전문점이 바로 옆에 있는 데다 주변 아파트단지와 멀지 않아 나름대로 입지적인 경쟁력은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걸림돌‥낡은 간판과 카페 분위기 엇박자

의뢰인의 점포는 주택가에 어울리는 치킨형 호프가 아니라 카페형 호프입니다.

홀에 소파가 놓여 있고 화분이 테이블 칸막이 역할을 하는 등 내부는 생맥주 전문점이라기보다는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가볍게 생맥주를 마시려는 분들에게는 부담감을 줍니다.

입지 특성상 고객층이 직장인이나 젊은층은 거의 없고 대부분 아파트 주민이라는 점에서 창업 당시 제대로 된 상권 분석 없이 업종과 점포 컨셉트를 정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다가 하얀 바탕에 흑색의 고딕체 글씨로 쓰여진 간판 등 외부는 전형적인 술집 분위기를 풍겨 내부 인테리어와 전혀 맞지 않습니다.

간판이 낡고 일부 색깔이 바래 지저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외양만 보고는 가게에 들어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개업한 지 4년이 지나 전반적인 시설의 개보수가 필요한 시점이나 지속적인 영업부진으로 운영자금이 고갈돼 점포에 변화를 주거나 개선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실정입니다.

현재 대표적으로 내세울 만한 메뉴가 없는 것도 큰 걸림돌입니다.

주택가 상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치킨 관련 매출이 저조하고 가격이 낮은 마른 안주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메뉴 구성이나 맛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입니다.

치킨의 경우 반제품을 조리해 내놓다가 맛에 자신이 없어 최근에는 고객이 원하면 인근 치킨집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치킨 관련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상권 특성상 30~40대 주부들이나 가족 손님들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부담 없이 선택할 만한 메뉴가 부족합니다.


치킨 빠진 호프집은 '팥소없는 찐빵'

직접 개발 힘들면 기술전수 받아야

의뢰인은 업종 변경이나 신장 개업 등을 할 만한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영업 부진에서 벗어나야 하는 입장입니다.

의뢰인의 인건비나 생활비 금융비용 등을 감안해 손익분기점보다 다소 높은 하루 35만원,월 1000만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하고 입지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맛과 서비스,일부 시설의 개선을 시도해야 합니다.

우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메뉴를 다양화하고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부들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점심 영업을 시작하고 저녁시간에는 퇴근길 직장인이나 중년층 남성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감안하면 낮시간에는 돈가스와 오믈릿이 적당한 메뉴입니다.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치킨 호프집들이 최근 타격을 입고 있지만 생맥주 전문점에서 치킨 관련 메뉴는 꼭 있어야 합니다.

인근에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본사에서 반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의뢰인은 좋은 기름과 신선한 식재료로 웰빙 수제치킨을 선보이는 게 좋습니다.

치킨 메뉴 개발과 맛의 경쟁력을 위해 기술 전수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자영업 무료컨설팅을 받고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한 산본역의 '덤앤치킨'에 의뢰인이 무료로 기술 전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해 놓았습니다.

오전에 시간을 내어 기술전수를 받으면 됩니다.

특히 안주용으로 인기 있는 조각 치킨은 매출 증가에 기여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메뉴입니다.

매콤하고 새콤한 안주도 보강해야 합니다.

골뱅이무침도 포와 땅콩 건포도 등을 첨가해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야 하고 소면을 곁들인 낙지볶음,가족 단위로 먹을 수 있는 멕시칸 샐러드 등을 신규 메뉴로 추천합니다.

서비스 안주를 많이 찾는 고객 특성을 감안해 일정액 이상 매출을 올린 테이블에는 서비스용 과일안주나 화채 등을 제공해 추가적인 생맥주 주문을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비스 안주로 철판에 계란 후라이를 제공하는 것도 원가에 비해 효과가 높아 시도해 볼 만합니다.

새로운 메뉴를 구성하고 맛의 개선이 이뤄지면 일정 기간동안 할인 행사나 무료 쿠폰 행사 등을 통해 고객들을 불러모아야 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외부 간판의 천 갈이 정도는 꼭 해야 합니다.

외부 유리창 선팅 작업도 함께 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간판에 실사물을 넣어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상호를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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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신 분]

김형영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장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