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에 기업들이 '코마'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실적악화 우려로 증시에도 강한 충격파를 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 하나인 항공업종과 해운, 자동차, 정유업계 등이 멈출줄 모르는 유가상승세에 경영계획을 처음부터 다시짜야 할 정도의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당기순손실이 1조원을 넘어설 수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 역시 신저가로 추락하며 치명타를 입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장중 한때 4만8250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5월 25일 기록한 52주 신저가 4만9050원을 갈아 치웠다. 아시아나항공도 장중 한 때 5680원까지 내려가 신저가를 새로 썼다.

벙커C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해운주들 역시 장거리 운행에 따른 원료비 부담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한해운과 STX팬오션은 이날 건화물운임지수(BDI)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흘째 내림세를 거듭하고 있고, 현대상선과 흥아해운, 한진해운도 마찬가지로 주가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차량이용 감소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와 정제마진 감소에 따른 이익 축소가 예상되는 정유주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영업비용 중 연료비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한국전력도 주가가 나흘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 평균단가 10% 증가하면 한전의 연간 연료비는 1조2000억원이 늘어나는 구조로 유가급등에 따른 위기감이 팽배에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태로 유가가 계속된다면 올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