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발명을 가로막는 전봇대를 다 뽑을 겁니다."

안광구 한국발명진흥회 신임회장(66)은 제43회 발명의날 기념일(19일)을 하루 앞둔 18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지식 기반 경제시대를 맞아 갈수록 특허 발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사업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장애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특허청장과 통상산업부 장관,변리사회 회장 등을 지냈지만 막상 현장에서 발명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문제가 너무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진흥회 첫 상근직 회장으로 취임한 지난 3월18일 이후 두 달 동안 줄곧 '전봇대 찾기'에 주력해왔다.

"'발명에 인생을 투자했지만 남는 게 없다'는 눈물 어린 호소가 많았어요.

업계 불만을 추려 보니 사업화율 저조 등 무려 140가지나 됐습니다."

사회경제적 보상이 뒤따라 주지 않다 보니 발명이나 개인발명가에 대한 존경심이 높지 않은 것은 물론 기업체의 발명 투자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실제 국내 등록 사업체 52만6153개(2005년 기준) 중 특허를 한 건이라도 보유한 곳은 1만9005개로 전체의 3.61%에 불과하다.

그나마 70%가 전기 전자 기계 화학 등 특정 분야에 몰려 있고,삼성 LG 등 상위 10대 기업 의존도가 35%나 된다는 것,해외 특허출원도 일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직원 8명과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발명진흥 저해요인 제거반'을 구성하고 지식재산관리 전문가 양성 및 발명 관련 자격제도 도입 등 10대 우선 과제를 선정했다.

"올해 안까지 세부 실행계획을 만들어 정부와 함께 '진짜 개혁'에 들어갈 겁니다.

예컨대 한쪽 정부기관에선 특허를 내주고,다른 기관에선 이런 특허발명품을 잘 사주지 않는 모순도 빨리 해소해야 할 대표적인 전봇대입니다."

그는 조만간 기업체들이 특허 전담 부서를 운용하고,직무발명관리 등 체계적으로 지식재산권을 관리할 수 있도록 기업을 위한 지식재산 전문인력 양성안과 교육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발명이 주식이나 펀드보다 투자수익이 높고,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큼 성공 확률이 높은 분야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발명을 최고의 투자로 여길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