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기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는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삼성 안팎에서는 그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승진한 지 1년 밖에 안돼 부사장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는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 왔다.

이부진 상무와 이서현 상무보는 '상무 3년 후 전무 승진'과 '상무보 3년 후 상무 승진'이라는 삼성의 승진 연한을 꽉 채웠다.

이부진 상무는 2004년 1월 상무보에 이어 2005년 상무에 올랐고,이서현 상무보는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서현 상무보는 올해부터 상무보제가 없어지면서 상무 타이틀을 달게 됐다.

하지만 직급이 없어진 데 따른 조정이라는 점에서 승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부진 상무와 이서현 상무보가 승진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데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임원들이 연한을 채웠다고 반드시 승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승진하지 못한 것은 결국 특검수사에 대해 총수 일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건희 회장이 일선에서 퇴진하고 이학수,윤종용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동반 퇴진하는 상황에서 3세들을 곧바로 승진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