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광우병 문제와 관련해 지난주 `휴교 괴담'이 돌았던 주말 촛불문화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주말 촛불문화제에 많은 학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체 중ㆍ고교의 교감 등 900명 가까운 교직원을 총동원해 촛불문화제 현장에 배치, 학생 안전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저녁 청계광장 등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중ㆍ고교 교감 670명을 비롯해 본청과 각 지역교육청 장학사 222명 등 총 892명을 청계광장, 서울광장 등 현장에 배치해 학생지도에 나설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학교에 따라 교감 외에도 생활지도부장 등 교사들을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현장에 보낼 것으로 보여 집회 현장을 지켜보는 교직원들은 1천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학교에서는 조회 시간이나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이번 주말이 쉬는 토요일이 아니므로 평상시처럼 등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촛불문화제 참여를 자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이처럼 수백명의 교직원이 주말 촛불문화제에 동원되고 학교들이 학생단속에 나선 것은 지난주 중ㆍ고생들 사이에 촛불집회를 위해 `17일 등교를 거부하자'는 글이 인터넷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주 일부 학생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휴교 지지' 글을 올리거나 문자 메시지를 다시 전달했고 수차례의 촛불집회에도 중ㆍ고교생 수천명이 참석했다.

게다가 이번 주말 촛불집회는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와 `4ㆍ15 공교육포기정책반대 연석회의'가 공동 주최해 광우병 우려와 함께 `학교 자율화'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여 교육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연석회의는 이미 한달전 광화문 일대에서 17일 학교자율화 조치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준비해 왔으나 광우병 문제를 둘러싼 촛불집회가 준비되면서 공동 주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집회 분위기가 격화될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학생들이 너무 늦게까지 현장에 남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교육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교사들을 대거 동원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이 있다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만큼 보호 차원에서 교사들이 현장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