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의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9일 저녁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참여연대 등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최소 1만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3만여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쇠고기 협상 백지화'를 의미하는 흰색 천을 손목에 감고 촛불을 밝히며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광우병 관련 촛불문화제에 1만명 이상의 시민이 집결한 것은 지난 2일과 3일, 6일 행사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개그맨 노정렬씨의 사회로 진행된 촛불문화제는 힙합 가수와 비보이 공연, 참교육학부모회에서 마련한 학부모 율동 등 다양한 문화 행사와 시민 자유발언 등의 순으로 3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됐다.

최근 교육당국의 불참 유도와 `배후설 제기' 등에도 불구하고 초ㆍ중ㆍ고교생들이 전체 참가자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고교생 이모(16.여)양은 "미국 소 수입에 반대하고 국민과 하나가 되고 싶어서 왔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불법집회니까 가지 말라. 거기에 가면 너희들의 미래에 안 좋다'며 말리고 있지만 나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일부러 나왔다"라고 말했다.

주최측은 "오는 15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고시가 발효되는데 당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수입중단과 재협상의 사전단계로 13일께 쇠고기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4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부산대책회의'가 주최한 촛불집회에도 1천500여명이 참가해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촉구했다.

부산 집회에 참가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한미 쇠고기 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사회불안을 조성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국민이 나서서 회초리를 들고 국민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 대전역 광장, 대구백화점 앞, 광주 전남대 앞, 경기도 수원역 광장, 경남 창원 정우상가 앞, 전북대 앞, 전남 목포 장미의 거리, 충남 천안 갤러리아백화점 앞, 강원도 원주 중앙로 농협 앞 등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에 반대했다.

경찰은 이날 전국적으로 모두 1만4천여명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서울ㆍ부산연합뉴스) 강건택 민영규 기자 firstcircle@yna.co.kr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