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활용해온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신 내각에 포함된 네 명의 미녀 각료들에 대해 현지 언론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71세의 노령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스스로 '플레이보이'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활용해왔으며 성적인 농담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어서 31~41세의 젊은 여성 각료 네 명에 대한 이탈리아 언론의 관심이 거세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7일 공개된 21명 장관 명단에 포함된 네 명의 여성 각료 가운데 특히 언론의 관심을 끄는 인물은 마라 카르파냐 평등부 장관.
카르파냐 장관은 총리 스스로 과거에 "그녀가 미혼이라면 결혼하고 싶다"고 밝혀 구설수를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장 베를루스코니 일가가 소유한 일 죠르날지(紙)는 '정부에 부는 핑크빛 바람'이라는 제하 기사에서 카르파냐 장관에 대해 "요부의 이미지를 잃었지만 여전히 아름답다"며 그를 포함한 네 명의 장관을 소설 '삼총사'에 빗대어 '사총사'라고 묘사했다.

일간 일 죠르노지(紙) 역시 그를 비롯한 네 명의 여성 각료에 대해 "젊고 아름다우며 야망에 가득찬 실비오의 네 명의 여성"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정작 그의 내각에 기용된 여성의 숫자가 기대 이하인데다가 남성 장관들 역시 다수가 과거 베를루스코니 내각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올드보이'여서 내각 인선에 대한 비판론 역시 높아지는 상황이다.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 쥴리오 트레몬티 경제장관을 포함,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 움베르토 보시 개혁장관 등이 모두 이 같은 '올드보이' 출신이며 총리에 대한 재판이 계류중이어서 매우 중요한 지위인 법무장관 역시 총리의 오랜 측근인 안젤리노 알파노가 차지한 것.

좌파연합에 속하는 민주당의 다리오 프란체스치니 당수는 "이번 조각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말했으며 비토리아 프랑코 상원의원 역시 "여성 인선이 5분의1도 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부의 광범위한 자치를 요구하는 북부연맹 당수 보시의 장관 기용은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