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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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중연 <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jyhwang@kisa.or.kr >
전철역에서 사람을 선로로 밀거나,공원에서 산책하던 소녀를 아무 이유 없이 해를 가하기도 한다.정말 산책이나 운동도,다른 사람의 눈도 함부로 쳐다볼 수 없는 무서운 세상이다.
제동장치 없이 달리는 디지털 만능주의가 가져다 준 인간성 상실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현대인들은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사회로 전환되면서 기계문명의 영향을 받게 됐다.이 같은 변화는 인간성 상실,자아 상실,그리고 가상과 현실의 혼란 속에서 허둥대는 '가상현실 불감환자'를 양산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악행을 저지르던 영화 론머맨의 '조브'는 더 이상 영화 속 인물만은 아니다.가상과 현실의 혼동을 어긋난 방식으로 표출하는 제2의 '사이버 조브'가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리셋(reset)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들처럼 죽음을 마치 키보드 조작으로 한순간에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이들은 죽음이 삶에 단 한번 주어지는 숭엄한 의식이 아닌 온라인게임에서 얼마든지,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가상과 현실의 경계(境界)마저 희미해져 버린 것이다.
가상세계는 현실도피의 대상이 아니다.가상세계는 이제 현실과 미래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우주탐험 성공 역시 가상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패요인을 미리 줄일 수 있었기에 인류의 꿈이 현실되지 않았는가.
나무,새소리,풀잎,바람들에 감격해본 지 정말 오래됐다.하루하루 모습을 바꾸는 자연은 언제나 내겐 감사와 경탄의 대상이다.한강을 따라 걸어본다.자연은 늘 살아있다.그럼에도 우리는 자연의 경이를 느끼지 못하고 산다.
인터넷 및 컴퓨터와 일에 몰두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곤 하는 나도 신록의 계절 5월만이라도 자연,그리고 사람과 소통하며 살아야겠다.그래서 그동안 무디어진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만 같다.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유토피아,꿈꾸던 것들이 현실화되고,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만들어주는 유비쿼터스 세상은 가상과 현실의 혼란이 사라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비록 우리가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이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수필가 이양하 선생의 신록예찬 중 한구절이 떠오르는 5월이다.
전철역에서 사람을 선로로 밀거나,공원에서 산책하던 소녀를 아무 이유 없이 해를 가하기도 한다.정말 산책이나 운동도,다른 사람의 눈도 함부로 쳐다볼 수 없는 무서운 세상이다.
제동장치 없이 달리는 디지털 만능주의가 가져다 준 인간성 상실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현대인들은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사회로 전환되면서 기계문명의 영향을 받게 됐다.이 같은 변화는 인간성 상실,자아 상실,그리고 가상과 현실의 혼란 속에서 허둥대는 '가상현실 불감환자'를 양산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악행을 저지르던 영화 론머맨의 '조브'는 더 이상 영화 속 인물만은 아니다.가상과 현실의 혼동을 어긋난 방식으로 표출하는 제2의 '사이버 조브'가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리셋(reset)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들처럼 죽음을 마치 키보드 조작으로 한순간에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이들은 죽음이 삶에 단 한번 주어지는 숭엄한 의식이 아닌 온라인게임에서 얼마든지,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가상과 현실의 경계(境界)마저 희미해져 버린 것이다.
가상세계는 현실도피의 대상이 아니다.가상세계는 이제 현실과 미래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우주탐험 성공 역시 가상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패요인을 미리 줄일 수 있었기에 인류의 꿈이 현실되지 않았는가.
나무,새소리,풀잎,바람들에 감격해본 지 정말 오래됐다.하루하루 모습을 바꾸는 자연은 언제나 내겐 감사와 경탄의 대상이다.한강을 따라 걸어본다.자연은 늘 살아있다.그럼에도 우리는 자연의 경이를 느끼지 못하고 산다.
인터넷 및 컴퓨터와 일에 몰두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곤 하는 나도 신록의 계절 5월만이라도 자연,그리고 사람과 소통하며 살아야겠다.그래서 그동안 무디어진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만 같다.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유토피아,꿈꾸던 것들이 현실화되고,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만들어주는 유비쿼터스 세상은 가상과 현실의 혼란이 사라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비록 우리가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이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수필가 이양하 선생의 신록예찬 중 한구절이 떠오르는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