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년의 역사를 가진 유럽 최대 은행인 스위스 UBS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은 데다 수천 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에서 세금 탈루 혐의에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이라는 평가에 금이 가게 됐다.

UBS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 1분기 순손실이 115억3500만스위스프랑(약 109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30억3100만스위스프랑의 순이익을 올렸었다.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은 무려 380억달러에 달했다.

아울러 내년 중반까지 전체 직원 중 7%인 55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노이에 취르허 자이퉁,트리뷘 드 주네브 등 스위스 현지 언론들은 정리해고 대상자들 중 스위스 지점 직원이 1500명에 이른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노이에 취르허 자이퉁은 "UBS는 이번 서브프라임 손실로 스위스 금융업계의 세계적인 명성에 큰 흠집을 남겼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월 트리뷘 드 주네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UBS를 이용하는 스위스 국민 가운데 15%가 다른 은행으로 계좌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에선 UBS 직원이 고객들의 세금 탈루를 도왔다는 의혹이 불거져나오며 미국 법무부 수사까지 받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UBS 미국 법인 직원인 마틴 리히티가 미국 내 일부 고객들의 세금 포탈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8년 당시 스위스 1위였던 스위스은행(SBCㆍ1872년 설립)과 3위였던 스위스연방은행(UBSㆍ1912년 설립)의 합병으로 탄생한 UBS는 스위스 간판 금융회사로 스위스에선 한국의 삼성과 같은 위상을 갖고 있다.

2007년 6월말 현재 3조2000억달러의 투자자산과 50개국 84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메이저 금융사다.

UBS는 대규모 손실 상각과 함께 경영진을 대거 물갈이했으며,두 차례에 걸쳐 총 27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