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본질 외면한 쇠고기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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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 방송의 과도한 보도를 계기로 인터넷에서 증명되지 않은 각종 '광우병 괴담'들이 쏟아지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앞뒤가 뒤바뀐 느낌이다.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은 "정치 선동을 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수세적인 방어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문제가 커지기 전까지는 손놓고 있다가 뒤늦게 연일 당정협의를 여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말그대로 사후 약방문이다.
그것도 내부에 목소리가 달라 혼선만 야기하기 일쑤다.
이 틈을 타 통합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이 없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처리할 수 없다"며 연계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들고나왔다.
국제관례상 전례가 없는 주장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간신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민주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국제 기준을 바꾸거나 미국이 광우병 위험 통제 기능 국가보다 낮은 단계로 떨어지지 않는 한 사실상 재협상은 불가능하다.
우리 정부가 설령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선과 총선 참패로 침체된 당을 살리는 데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과 한.미 FTA 체결은 자신들이 집권했던 노무현 정부의 약속이었다는 점에서 쇠고기 협상을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와 연계시키겠다는 것은 공당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모적인 논쟁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고,축산 농가가 입게 될 피해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7일 열리는 국회 쇠고기 청문회는 바로 그런 자리가 돼야 한다.
강동균 정치부 기자 kdg@hankyung.com
일부 방송의 과도한 보도를 계기로 인터넷에서 증명되지 않은 각종 '광우병 괴담'들이 쏟아지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앞뒤가 뒤바뀐 느낌이다.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은 "정치 선동을 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수세적인 방어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문제가 커지기 전까지는 손놓고 있다가 뒤늦게 연일 당정협의를 여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말그대로 사후 약방문이다.
그것도 내부에 목소리가 달라 혼선만 야기하기 일쑤다.
이 틈을 타 통합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이 없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처리할 수 없다"며 연계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들고나왔다.
국제관례상 전례가 없는 주장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간신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민주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국제 기준을 바꾸거나 미국이 광우병 위험 통제 기능 국가보다 낮은 단계로 떨어지지 않는 한 사실상 재협상은 불가능하다.
우리 정부가 설령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선과 총선 참패로 침체된 당을 살리는 데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과 한.미 FTA 체결은 자신들이 집권했던 노무현 정부의 약속이었다는 점에서 쇠고기 협상을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와 연계시키겠다는 것은 공당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모적인 논쟁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고,축산 농가가 입게 될 피해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7일 열리는 국회 쇠고기 청문회는 바로 그런 자리가 돼야 한다.
강동균 정치부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