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여론이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전문가보다는 대다수 비전문가들의 목소리와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이런 소문이 괴담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인터넷 여론몰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돗물이나 공기로도 광우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비과학적인 주장이 인터넷 공간을 점령하는 등 상식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주장마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낳고 있다.

또 최근의 광우병 괴담이 무차별 확산되자 인터넷종량제 등 네티즌들의 다른 관심사에서도 광우병괴담과 같은 수준의 미확인 내용이 급속 유포, 주요 검색어로 부상하는 등 극심한 혼돈이 빚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잘못된 사실 관계에 기반한 주장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최근의 사태를 키웠다며 적극적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공포 조장하는 `괴담' = 최근 광우병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요 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일부 누리꾼들이 만든 광우병 관련 `괴담'들이 대거 떠돌면서 불안을 넘어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중에는 "수돗물과 공기로도 광우병이 전염된다", "정부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했다"는 등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들이 상당수 있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광우병의 전염 경로에 대해 아직 명확히 규명된 바 없으며, 공기 등으로도 전염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했다는 주장 역시 정부측에서는 미국 현지 검역관 파견 방침을 밝히는 등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예인 발언 등도 `한몫' = 이 같은 주장들이 급속히 확산된 데는 10대를 비롯해 젊은 층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의 잇따른 정치적 발언들이 큰 몫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발언은 대부분 "미친 소 먹지 않겠다", "높은 분들이나 드세요"라는 등 사실 관계와는 무관한 개인적 의견 수준이었으나 젊은 층은 이들의 선명하고 강한 주장에 오히려 `폭발적' 호응을 보였고 자연스럽게 여론을 주도하게 됐다.

특히 한국인의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일부 연구결과가 충분한 검토없이 공개되면서 과학적 사실이 일반의 풍문과 섞이면서 엄청난 혼란으로 이어졌고, 객관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소수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압도했다.

급기야 보건당국이 관련 논문을 찾아내 구체적 연관성에 대한 기술이 없다고 해명에 나서는 등 전국이 `광우병 논란'에 침몰해 허욱적거리는 총체적 혼돈상이 연출됐다.

◇정부, `카다라 통신' 확산에 곤혹 = 이 같은 상황에도 전문가 집단과 정부측에서는 번져가는 여론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이들 주장이 오히려 확대 재생산되며 정부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됐다.

실제로 광우병 논란이 확대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인터넷 종량제 추진, 독도 포기 등 유언비어가 인터넷 뉴스 댓글과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불신을 조장했다.

결국 정부가 대국민 발표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일각의 `황당한 주장'은 인터넷의 급속한 전파력을 앞세워 엄청난 `상흔'과 충격을 남긴 뒤였다.

전문가들은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개별 사안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실패한 뒤부터 현 정부의 대통령 선거 공약을 이용한 유언비어, 이전 정부와의 비교 여론까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인터넷 공간에서 광우병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유통되며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며 "온라인 여론이 건전하게 발전하도록 정부의 성실한 사실 관계 규명 등 적극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