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월요초대석 시간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건축문화 선진화와 발전 방안에 대해 모색해보고 특히 여성 건축인들의 활약상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황: 도움말씀 위해 이재림 대한여성건축사협회 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질문내용] 1. 대한여성건축사협회 회장으로 일하고 계신데, 협회 소개를 해주신다면? 우리회는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된 회원을 주축으로 전국에서 활동중인 500여명의 여성건축사와 관련분야 전문가가 모인 여성건축인 단체입니다. 1994년에 창립되어 15년 동안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회원상호간의 협력은 물론 건축정책선진화에 노력해왔고 몇 년 전부터는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2. 협회장으로서 나름대로 취임이후 이루신 성과가 있다면? 그리고 아쉬운 부분은? 작년 8월 회장 취임 후 수도권에 편중된 의사 소통체계를 개선하고자 지방을 순회하며 지역간담회를 개최하였고 그 결과 전국주요도시에 우리지회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건축기본법의 시행과 같은 국가의 정책 현안과 제도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 한 바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회에서는 여성건축사나 청년건축사를 배려한 설계경기등의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법적장치의 마련과 같은 큰 숙제가 남아 있어 아직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3. '건축'하면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사실 정확한 의미는 모르는 면이 있다. 건축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일반인들은 건축에 대해 집을 짓는다는 단순한 행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건축사라는 용어를 물론 소수의 이야기입니다만 보험설계사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건축의 개념은 구축물 탄생 이전의 기본단계인 기초조사와 타당성검토에서부터 법규검토와 설계를 통해 개념을 구체화하는 설계단계, 시공과 감리로 형태를 구축하는 시공단계, 마지막으로 관리와 멸실에 이르는 사후관리단계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는 건축설계를 담당하는 디자이너로서 또 건축 전과정을 리드하는 조정자로서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됩니다. 4.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도 중요하지만 문화강국이 돼야한다고 한다. 문화강국이 되기위한 건축의 역할이 있다면? 이제는 문화를 문화산업이라 부르는 것이 낯설지 않습니다. 더 이상 예술과 기술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경제개념이 문화와 상충되지 않습니다. 가격경쟁력은 값싼 물건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가격대비 고품질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제 문화강국이 되는 조건은 우리 고유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 중심에 건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이 과정에 특히 건축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건축사들이 앞으로 해야만하고 담당해야하는 역할이 있다면? 건축을 전공한 사람들은 다분히 감성적인 면모를 갖고있습니다. 그러나 미술이나 음악과는 달리 현실을 기반으로하는 매우 복잡한 구조속에서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 상황이나 미래 예측과 같은 통찰력이 요구되고 특히 건축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사들에게는 상당한 수준의 인문사회학적 소양이 필요합니다. 어떤 분야보다도 폭넓은 사회적 안목이 요구되는 분야가 바로 건축설계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의 건축설계전공은 건축학 국제기준인 5학년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를 가치로 만드는 창작 작업에는 예술적 소양과 폭넓은 사회적 안목을 갖춘 건축사들이 주도해야할 일이 많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공공분야의 활동과 전통 건축을 복원하는 문화 재정비 사업 같은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6. 건설분야에도 최근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건축분야는 다른 건설 부분에 비해 비교적 여성들이 많다고 볼 수 있는데 건축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면? 앞으로 여성 진출에 대한 전망은? 건축의 사용자 상당수는 여성이나 노유자들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축의 공급은 대부분 남성들에 의해 주도되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건축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여성들의 진출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고 특히 건축설계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능력을 발휘하리라봅니다. 그리고 주거나 소외계층의 복지문제등에서는 건축을 문화로 만들어 내는 여성의 섬세함도 장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건축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양성평등의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출은 자연스레 증가되리라봅니다 7. 국토해양부에서는 최근 건축기본법 시행을 입법 예고했다. 국가 차원에서 건축문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앞으로 기대하는 바는? 현재까지 건축은 건설로 오해되어 왔습니다. 건설은 건축을 실현하는 하나의 하드웨어적 수단일 뿐임에도 건축의 가치가 건설의 가치인양 부풀려짐에 따라 우리의 건축문화는 국력에 비해 많이 뒤쳐져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드시 건축은 문화적 자산이며 가치창조의 핵심입니다. 선진국은 예외없이 아름다운 건축물과 도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건설능력이 뛰어나서가아니라 건축을 문화로 이해하고 지원하는 그들의 안목 때문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건축기본법의 시행과 함께 건축이 건설이라는 오해가 바로잡히고 건축문화의 가치가 공유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8.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우선 건축정책을 건설정책과 분리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합니다. 그러려면 자본중심의 평가방식을 가치중심의 평가방식으로 전환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홍보전략과 재원확보가 필수적입니다. 변화하는 정책에 시장이 적응하기까지 발생될 수 있는 부족분을 정부가 지원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우수한 젊은 인력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려면 시장여건이 개선되어야하는데 발주처 어디도 이를 먼저 시작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제도개선과 지원을 통해 발주처에게 인센티브를 줌으로서 시장여건을 개선시켜야 하는 것 입니다. 현재의 제도로는 자본이 취약한 우수인력들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자본의 힘에 눌려 젊은 건축사들이 홀로서기를 포기하고 기존의 왜곡된 시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면 우리에게 선진국은 요원한 일이 됩니다. 9. 선진국의 경우 대표적으로 우리가 벤치마킹할만한 나라가 있다면? 문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대부분 우리가 눈여겨보아야할 제도와 관행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그 중 특히 2000년도 이후 디자인 강국으로 급부상한 영국의 예는 본받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에서는 지식기반 산업인 건축설계와 디자인 분야를 국가 지원사업으로 지정하여 장기적으로 집중 관리하는 한편 청년건축사들과 디자이너 양성에 심혈을 기우려왔습니다. 일찍이 가치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경제부흥으로 이어져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10. 협회에서는 사회공헌에도 관심이 많을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나? 현재 여성과 청년건축사들의 원활한 시장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이와 더블어 결혼과 함께 이주한 외국여성들과 그들의 2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역 곳곳에 이들을 위한 교육문화관이 건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주택에는 저소득층 노인 환자를 위한 노인복지관 설치가 의무화되었으면 합니다. 외국인 배우자나 노인문제는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1. 앞으로 협회 활동 계획 및 임기중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여성건축사나 청년건축사의 시장진입 문제를 제도를 통해 개선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건축기본법이 잘 정착되어 우리나라가 건축선진국, 문화강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유: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 건축문화 선진화를 위한 대한여성건축사협회의 역동적인 활동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황: 지금까지 도움말씀에 이재림 대한여성건축사협회 회장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