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에 자율성을 주는 것은 좋지만 정부가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돈 애덤스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83)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사립학교에 직접 재원을 주는 것은 학교의 자율성을 되레 침해할 수 있다"며 "학교를 지원하는 대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교육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애덤스 교수는 강원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애덤스 교수는 한국의 사립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 점에 대해 "국ㆍ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똑같이 지원하면 정부의 간섭이 그만큼 커져 자율성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립학교 중에는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곳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국민의 세금으로 사학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주의 사례를 소개했다.

"뉴욕주는 학교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특정 종교 혹은 학교 설립자의 이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직접적인 재정 보조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생들이 어느 학교를 선택해 가든 간에 정부는 학생이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 애덤스 교수는 이 같은 시스템이 학교의 이념과 정책,시스템에 관계 없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립학교 위주의 교육시스템과 사립학교 위주의 교육시스템은 각각 장ㆍ단점이 있으나 이를 정부가 통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공ㆍ사립학교 중 어느 쪽이 높은 교육의 질을 보장할지 여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학교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죠.공립학교를 사립화해 경쟁을 가속화하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애덤스 교수는 미국 비교교육학회 회장과 아시아개발은행 정책자문을 역임했으며 미수를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력적으로 교육제도와 정부의 정책 등에 대해 논평해 왔다.

김신일 전 교육부총리,김신복 서울대 부총장 등이 애덤스 교수의 수제자다.

글=이상은/사진=허문찬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