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기업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만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대한항공의 실적부진과 단기 모멘텀 부족 등을 이유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일제히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이 "대한항공은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에 있다"며 적극적으로 '매수'할 것으로 권했기 때문이다.

2일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대한항공에 대해 "올 1분기에 당초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뒀고,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푸르덴셜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사실상 매도할 것을 조언했고, 목표주가는 기존 10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최원경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2분기에 112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와 환율이 단기간에 영업환경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고, 2분기에 대한항공의 유류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1.8% 급증한 995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오히려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8만8000원으로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매수' 추천했다.

송 연구원은 "고유가 부담은 있으나, 중장기 영업실적 급증과 주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고유가와 원화약세 흐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5월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8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한 환승여객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7월에는 인천국제공항 2단계 공사 완공으로 인해 국내 항공산업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가 대비 2008년, 2009년 PBR은 각각 1.0배와 0.9배로, 현 주가는 절대적인 저평가 메리트로 하방 경직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송 연구원은 강조했다.

이같이 '모 아니면 도' 식의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대한항공 주가는 오전 11시42분 현재 전날보다 0.19% 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