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은 외환위기를 넘어 2004년부터 본격적인 제2의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명실공히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는 2020년까지는 적어도 15~20개의 회사가 글로벌 기업,50개 정도가 경쟁력 있는 지역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국가 생존의 문제가 글로벌 경영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기업은 국제화를 위한 역량과 전략,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앞선 사례를 분석하고 시사점과 교훈을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중국,일본 등과 FTA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 글로벌화는 몇몇 선두 기업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의 과제가 되었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의 개방 과정부터 조망한다.

개방의 물결 속에서 추진된 한국기업의 글로벌화는 몇 개 그룹만의 과제였다.

그러나 2012년까지 예정대로 주요 교역대상국과의 FTA가 체결되고 한국시장이 개방된다면 모든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에 휘말릴 것이다.

20년이라는 짧은 개방의 역사 속에서 제1세대 한국 글로벌 기업은 상당한 수준의 글로벌화를 성취했다.

내수탈피형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아모레퍼시픽,SK텔레콤,CJ와 성장전략으로서의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두산중공업,휴맥스의 사례는 향후 글로벌화를 추진할 기업들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해당 기업과 경영학 교수들로 구성된 집필진은 "글로벌 경영에서는 항상 실천이 이론을 앞서왔다"고 말한다.

당면한 경쟁에서 생존을 제일로 추구하다보니 경험을 일반화할 시간과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글로벌 경영 성공의 핵심요소인 인재관리와 사회관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저자들은 12개 국내외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1세대 한국 글로벌 기업으로 삼성전자ㆍLG전자ㆍ현대자동차ㆍ포스코,2세대 글로벌 기업으로 두산중공업ㆍ아모레퍼시픽ㆍ이마트,국내 벤처기업으로 휴맥스ㆍ삼광공업,외국기업으로 리앤펑(중국)ㆍ노키아(핀란드)ㆍ애플(미국)을 성장전략,핵심역량,네트워크,조정ㆍ통제,인재관리 및 마케팅 측면에서 살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화 성공요인은 인적자원관리 차원에서 설명하고 LG전자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기초한 네트워크 구축과 글로벌 운영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2세대 기업의 글로벌 성공 열쇠가 된 핵심역량 및 마케팅 전략도 눈길을 끈다.

두산중공업은 식품 그룹에서 중공업 그룹으로 변화하면서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화 발판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마트를 통해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는 과정과 세부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벤처기업으로서 셋톱박스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휴맥스의 글로벌 성장 과정은 시장ㆍ제품 전략과 인사ㆍ조직 전략의 성공과 맥을 같이한다.

주요 외국기업의 글로벌화 사례 또한 참고할 만하다.

리앤펑은 중국의 무역상으로 출발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와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핵심역량을 강화했다.

노키아는 휴대폰 하나로 글로벌화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 책은 21세기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한국기업의 필독서다.

특히 분야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글로벌 전략과 역량ㆍ시스템,이를 실행하기 위한 지침은 제2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기업에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다.

박영렬 연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