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수상자 오찬..에너지절약.노사화합 강조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근로자의 날 수상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에너지 절약'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생활 주변의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위기 극복, 더 나아가 성공적인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노사화합이 중요하다면서 노조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밝은 전등불 밑에 있으면 마음 졸인다"

이 대통령은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고, 곡물가가 유례없이 껑충 뛰고 있다"면서 "나는 밝은 전등불 밑에 있으면 마음이 졸인다. (전등불을) 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평소 몸에 밴 절약정신의 일단을 드러내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현 경제 위기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위기극복을 위한 수단으로 긍정적 사고와 노사화합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모든 지하자원 가격이 죽 올랐지만 곡물가는 IMF(외환위기)때도 안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3배나 뛰었다"면서 "결국 쌀만 농사짓고 나머지는 100% 수입하는 우리는 이중삼중으로 어렵고, 그래서 기업들도 어렵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어렵다고 해도 예상외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게 경제로, 경제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면서 "비관적, 비판적 생각을 갖고는 뜻을 이룰 수 없으며 `된다'는 적극적, 긍정적 사고를 가져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럴 때일수록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하며, 특히 노사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서로 잘해보자는 마음만 가지면 생산성을 10% 높이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금년 말 정부와 기업, 노사가 `참 올 한해 열심히 했다.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해 보자"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점심 메뉴로 나온 비빔밥을 가리키며 "노사화합하라고 비빔밥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및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내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였지 않느냐. 당시 취직해서 정규직 노동자가 돼 월급을 받는 게 내 꿈이었다"며 양극화 해소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근로자의 날 수상자들 `경제살리기' 동참의지 역설

오찬간담회 참석자들은 일제히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 노력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금탑산업훈장 수상자인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조운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분배와 투쟁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노조운동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존립기반이 없어진다.

앞으로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노조운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희 순천향대병원 노조위원장은 "(대통령이) TV보다 더 미남이다"고 조크를 한 뒤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말을 들으니 어용노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용노조가 뭐냐. 어려울 때 용기있는 결정을 내리는 노조"라며 경제살리기 동참 의사를 피력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건배사에서 "한국노총이 국민 속의 노동운동을 전개하고 경제살리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익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서 "다만 건의할 게 있다면 양극화 문제와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정책을 펼쳐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여과없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