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어떤 회사인지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철강업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데다 사용하는 용어도 전문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하느냐에 따라 최종 제품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자칫 혼란스럽기까지도 하다.

철강업과 관련한 필수용어를 정리한다.


일관제철소


제선.제강.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한다.

'제선'은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용광로에 넣어 쇳물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철광석과 유연탄은 용광로에 들어가기 전에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과정을 거친다.

'제강'은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에서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만들고자 하는 철강제품의 특징에 맞게 각종 비철금속을 넣기도 한다.

제강 과정을 거치면 철강 반제품이 나온다.

'압연'은 쇳물을 커다란 쇠판(슬래브) 형태로 뽑아낸 후 여기에 높은 압력을 가해 각종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현재 국내에서 일관제철소는 포스코의 포항.광양제철소뿐이다.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일관제철소에서 나온 평평한 판재 모양의 철강 반(半)제품인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누르고 늘여서 두께를 얇게 만든 강판을 열연(熱延)강판이라고 한다.

이 열연강판을 상온에서 표면 처리하고 정밀 기계로 더 얇게 눌러 표면을 미려하게 만든 제품이 냉연(冷延)강판이다.

고온이 아닌 상온에서 만든다고 해서 '냉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동차용 강판이나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얇은 철판 등이 대표적인 냉연제품이다.


후판(厚板)


후판은 이름 그대로 두꺼운 철판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동국제강만 생산한다.

후판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일반용 후판으로 주로 중대형의 기계설비에 쓰인다.

다른 하나는 조선용 후판으로 조선업체가 선박을 만들 때 사용한다.

최근 들어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후판이 달리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철스크랩


철근 등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고철을 말한다.

전기로(電氣爐)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주로 사용한다.

전기로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이용해 선철을 만드는 용광로와 달리 고철을 전기로 끓여 불순물을 제거한 뒤 순수한 철 성분을 뽑아내는 장치다.

한국에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대표적인 전기로 업체다.

포스코도 일부 철스크랩을 사용해 철강제품을 만든다.


빌릿.슬래브.블룸


모두 철강 반제품을 일컫는 용어다.

빌릿(billet)은 철근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반제품이다.

긴 기둥모양으로 돼 있으며 단면은 직사각형이다.

전체적인 모양은 같지만 빌릿보다 훨씬 두꺼운 철강 반제품은 블룸(bloom)이라 부른다.

건축용 대형 형강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슬래브(slab)는 판 모양의 반제품이다.

단면은 긴 직사각형이다.

슬래브를 고온에서 꾹 눌러 얇게 편 것이 열연강판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