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내달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치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에 설 수 있을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3총사' 중 나 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지성이 최고 무대인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꿈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박지성은 앞서 "내 바람은 맨유가 모스크바로 가는 것"이라며 결승에 강한 기대를 보였다.

FC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이끌어낸 맨유가 일단 모스크바행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계산대로 바르셀로나의 안방인 누캄프(수용 관중 9만8천787명)에서 철저한 수비 전략으로 상대의 기선제압 기회를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나란히 두 차례씩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고 이번 대회 8강까지 무패 행진을 했던 양팀은 역대 챔피언스리그 전적에선 바르셀로나가 잉글랜드 팀들을 압도했다.

바르셀로나는 잉글랜드 팀 중 리버풀에만 단 두 차례 졌을 뿐 23전13승8무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반면 맨유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프리메라리가 팀과 전적에서 16전1승6무9패로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특히 맨유는 바르셀로나와 누캄프 대결에선 1무2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1983-84시즌 위너스컵 8강 0-2, 1994-95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0-4 패배에 이어 1989-99시즌 조별예선 3-3 무승부가 최고 성적이다.

그나마 1999년 누캄프에서 열린 바에에른 뮌헨(독일)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한 게 누캄프의 유일한 추억거리다.

맨유는 바르셀로나와 원정 1차전에서 볼 점유율이 27%와 73%로 절대적인 수세에 몰리며 전체 슈팅 수에서도 7(유효 슈팅수 1)-20(유효 슈팅수 6)으로 뒤졌음에도 득점 없이 비긴 건 큰 수확인 셈이다.

오는 30일 홈 구장인 올드트래퍼드로 옮겨 운명의 2차전을 치르는 맨유로선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더블'(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 2관왕) 달성을 노리는 맨유는 올해 프리미어리그 성적 25승6무4패 중 안방에서는 16승1무1패의 높은 승률을 보였다.

`안방 불패'를 2차전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기세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박지성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설 수 있는 모스크바행 기대는 크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 원정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전.후반 90분을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AS로마(이탈리아)와 8강 두 경기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이다.

그는 왼쪽 측면 공격수임에도 수비에 적극 가담해 상대 주 득점원인 리오넬 메시를 효과적으로 막고 평점 6을 받았다.

선발로 나선 맨유 공격수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카를레스 테베스(이상 평점 5)보다 좋은 평가다.

퍼거슨 감독의 강한 믿음을 얻은 박지성이 2차전 승리 기쁨을 만끽하며 결승 무대에 설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