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퇴출없는 코스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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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들이 감사의견을 거절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코스닥 한계기업들이 속속 퇴출을 모면하고 있는 것을 놓고 뒷말이 많다.
회계법인들은 당초 13개사에 대해 "계속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감사의견을 내지 않았다가 후속 재감사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도 삼협글로벌 에버리소스 등 8곳에 대해 '적정' 등의 의견을 제시,면죄부를 줘 논란을 빚고 있다.
회계법인들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결정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A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당초 해당 업체가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의결을 거절했지만 재감사에선 적극 협조했고 증자ㆍ출자전환 등의 자구책도 마련해 감사의견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회계법인들이 문제의 '기업 불확실성'이 "감사의견(적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평가를 제시하면서도,재감사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했다는 불법사항들을 주석에 줄줄이 명시하고 있는 것은 이중잣대가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인회계사회의 한 연구원은 "같은 회사에 대해서도 회계사에 따라 감사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적정의견을 내면서 특기사항에 주의사항을 줄줄이 열거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는 "횡령ㆍ배임 등과 관련해선 고해성사만 잘하면 상장폐지는 피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증시에선 당초 감사의견이 거절됐던 코스닥기업들 가운데는 수백억원대의 공금 횡령이나 배임 혐의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곳이 적지 않았던 만큼 문제되는 기업을 존속시키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실제 이번에 구제된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거래 재개와 함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시장을 교란시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 지정사유까지 추가됐다.
증권감독당국은 코스닥시장 정화를 위해 문제되는 기업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겠다고 공언하지만,현실은 아직 요원하다.
증권선물거래소가 논의 중인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같은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조진형 증권부 기자 u2@hankyung.com
회계법인들은 당초 13개사에 대해 "계속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감사의견을 내지 않았다가 후속 재감사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도 삼협글로벌 에버리소스 등 8곳에 대해 '적정' 등의 의견을 제시,면죄부를 줘 논란을 빚고 있다.
회계법인들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결정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A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당초 해당 업체가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의결을 거절했지만 재감사에선 적극 협조했고 증자ㆍ출자전환 등의 자구책도 마련해 감사의견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회계법인들이 문제의 '기업 불확실성'이 "감사의견(적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평가를 제시하면서도,재감사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했다는 불법사항들을 주석에 줄줄이 명시하고 있는 것은 이중잣대가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인회계사회의 한 연구원은 "같은 회사에 대해서도 회계사에 따라 감사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적정의견을 내면서 특기사항에 주의사항을 줄줄이 열거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는 "횡령ㆍ배임 등과 관련해선 고해성사만 잘하면 상장폐지는 피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증시에선 당초 감사의견이 거절됐던 코스닥기업들 가운데는 수백억원대의 공금 횡령이나 배임 혐의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곳이 적지 않았던 만큼 문제되는 기업을 존속시키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실제 이번에 구제된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거래 재개와 함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시장을 교란시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 지정사유까지 추가됐다.
증권감독당국은 코스닥시장 정화를 위해 문제되는 기업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겠다고 공언하지만,현실은 아직 요원하다.
증권선물거래소가 논의 중인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같은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조진형 증권부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