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경기지역으로 북상,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AI가 충청과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전남에서 발생한 AI가 최초 발생지인 전북의 것과 다른 '변종'일 가능성이 제기돼 방역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경기 평택시 포승면 석정리 김모씨(66)의 산란계 농장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인돼 사육 중이던 닭 2만5000마리를 즉각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또 이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안에 있는 닭과 오리 31만2000마리도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는 대로 살처분해 매몰키로 했다.

김씨는 지난 14일 닭 350여마리가 집단 폐사하자 AI가 의심된다고 방역 당국에 신고해왔다.

평택 농가의 AI 발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창섭 농식품부 동물방역팀장은 브리핑에서 "전북 김제와 정읍에서 발생한 AI를 제외한 나머지 건들은 모두 이 두 지역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평택에서 발생한 AI가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전파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뿐 아니라 충청도에도 AI가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제 금산면 식당(14일 AI 확진)에 감염오리를 공급한 유통업자가 드나든 곳이 당초 파악한 것보다 많은 141곳(농가 25곳,식당 등 업소 116곳)에 이르고 이 중에는 충남 논산과 천안,전남 화순에 위치한 곳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편 박덕배 농식품부 2차관은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AI의 종류와 관련,"전북지역에서 발생한 것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변종'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차관은 이날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전남 영암군 신북면의 한 방역초소를 찾아 이같이 말하고 "이동 경로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전남지역의 AI는 전북지역의 AI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3~6개월은 지나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발생했던 조류 인플루엔자는 중국 칭하이 계통의 북방계 바이러스였지만 전남에서 발견된 AI는 동남아 계열의 남방계 바이러스가 일부 섞인 변종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방계 바이러스는 영상 20도 이상에서는 활동력이 크게 떨어져 3월이 지나면 자취를 감추지만 남방계 AI는 고온에도 잘 견디는 특성이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