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기업가 출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71)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13∼1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중도좌파인 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에 따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년 만에 좌파로부터 정권을 되찾으며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로 세 번째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15일 내무부 잠정집계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과 우파연합은 하원에서 340석(46.8%),상원에서 168석(47.3%)을 확보해 각각 239석과 130석을 얻은 중도좌파연합을 제치고 안정의석을 획득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결과를 안정과 경제 회복을 바라는 이탈리아 국민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우파연합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다시 일어서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세금 감면 및 공공지출 확대 등을 통해 경제 회생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총선 후 관심은 베를루스코니가 공약대로 이탈리아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그동안 낮은 성장률과 국가 경쟁력 약화,공공재정 적자,구매력 감소 등 만성적인 경제난에 시달려왔다.

독일 영국 프랑스에 이어 경제 규모로 유럽 4위인 이탈리아는 지난 13년간 경제성장률이 유럽연합(EU) 평균치를 밑도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5%에 그쳤던 성장률은 올해도 0.6%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는 이탈리아가 20여개 선진국 가운데 성장이 가장 더디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는 이 밖에도 연금 개혁,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 회생,나폴리 지역의 쓰레기 처리,대외 정책,낙태 및 동성 간 혼인,선거법 개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산더미처럼 안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