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중국에 부는 '기초질서'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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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담배 가운데 '중화(中華)'라는 브랜드의 상품이 있다.
빨간색 하드케이스의 이 담배는 권력의 상징이다.
과거 배급제 시절에 당의 고위간부에게만 지급됐었다.
지금은 가게에서 한 갑에 80위안(1만2000원) 정도에 살 수 있지만 여전히 '중화'의 권위는 남아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만나는 식사 모임 등에서 이 담배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가장 높은 직급의 사람이다.
초청받은 자리에서 '중화' 담배를 갑채로 선물받았다면 이는 최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화' 담배를 통한 중국읽기는 다음 달부터는 힘들어질 것 같다.
흡연자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실내 금연조치가 시행되면서 5월부터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재떨이가 사라지게 된다.
중국 정부는 택시 안에선 이미 작년 10월부터 담배를 못 피우게 했다.
중국의 금연 확대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선진 문명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이런 '문화시민 만들기' 프로젝트는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시의 왕복 4차선 이상 도로에는 모조리 중앙분리대를 세우는 공사가 한창이다.
아무곳에서나 U턴하는 후진적 운전 습관을 뜯어고치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 시민들의 무단횡단을 원천봉쇄하자는 의미도 있다.
안전벨트 미착용이나 음주운전 단속도 부쩍 늘었다.
침을 뱉는 사람에겐 벌금을 물리는 것도 모자라 그 침을 스스로 닦게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올림픽은 이렇게 중국인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있다.
중국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택시 운전사는 "중앙분리대 때문에 길이 더 막힌다"고 짜증을 냈다.
한 식당 주인은 "당장 금연이 실시되면 손님들이 식사 중 길에 나가서 담배를 피워야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투덜거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를 위한 수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은 곧 질서라는 형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무질서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돈과 자원을 가진 중국이 법 질서라는 또다른 무기로 무장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중국의 문화시민 만들기 프로젝트를 그냥 넘겨볼 수 없는 이유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빨간색 하드케이스의 이 담배는 권력의 상징이다.
과거 배급제 시절에 당의 고위간부에게만 지급됐었다.
지금은 가게에서 한 갑에 80위안(1만2000원) 정도에 살 수 있지만 여전히 '중화'의 권위는 남아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만나는 식사 모임 등에서 이 담배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가장 높은 직급의 사람이다.
초청받은 자리에서 '중화' 담배를 갑채로 선물받았다면 이는 최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화' 담배를 통한 중국읽기는 다음 달부터는 힘들어질 것 같다.
흡연자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실내 금연조치가 시행되면서 5월부터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재떨이가 사라지게 된다.
중국 정부는 택시 안에선 이미 작년 10월부터 담배를 못 피우게 했다.
중국의 금연 확대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선진 문명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이런 '문화시민 만들기' 프로젝트는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시의 왕복 4차선 이상 도로에는 모조리 중앙분리대를 세우는 공사가 한창이다.
아무곳에서나 U턴하는 후진적 운전 습관을 뜯어고치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 시민들의 무단횡단을 원천봉쇄하자는 의미도 있다.
안전벨트 미착용이나 음주운전 단속도 부쩍 늘었다.
침을 뱉는 사람에겐 벌금을 물리는 것도 모자라 그 침을 스스로 닦게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올림픽은 이렇게 중국인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있다.
중국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택시 운전사는 "중앙분리대 때문에 길이 더 막힌다"고 짜증을 냈다.
한 식당 주인은 "당장 금연이 실시되면 손님들이 식사 중 길에 나가서 담배를 피워야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투덜거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를 위한 수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은 곧 질서라는 형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무질서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돈과 자원을 가진 중국이 법 질서라는 또다른 무기로 무장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중국의 문화시민 만들기 프로젝트를 그냥 넘겨볼 수 없는 이유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