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안정적 수입 확보를 이유로 부동산 개발업체에 보증을 지원하는 등 신용보증 제도가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보증심사 소홀로 허위 자료를 제출한 위장 업체에도 보증을 해 줘 4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4~6월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옛 재정경제부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보증지원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사례 등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은 기금에 손실을 초래한 신보와 기보 직원 75명에 대해 면직,고발,징계,주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허위 자료로 보증받은 45개 위장 업체를 검찰에 보증 사기죄로 고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동산업에 대한 시설자금 보증액은 1999년 1억원에 불과했으나 2006년 2225억원으로 급증했고 2004년부터 지난해 5월 현재까지 부동산업 보증지원액은 5124억원에 달했다.

실제로 2006년 12월 신보 일부 지점은 부동산 투기로 적발된 2개 업체의 건물 신축에 39억원을 보증 섰고 2004년에는 1385억원의 보증을 받아 건물을 취득한 68개 업체 중 20개 업체가 건물 취득 후 단기에 이를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

감사원은 또 기업운전자금,시설자금 명목의 보증부 대출 1000여건을 표본 조사한 결과 이 중 104건(346억원 규모)이 아파트와 토지 매입,주식 투자,개인대출금 상환 등 다른 용도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신보와 기보는 임대차 계약서와 재무제표 증명원 등을 위조해 영업 실적이 있는 것처럼 꾸민 44개 위장 업체에 대해서도 44억원의 보증을 부당 취급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