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 TMA-12'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했다.

그렇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도킹 장면을 보여주면서 화면 한켠에 이씨를 참가자(Attendant)로 표시했다.

많은 국민들이 그 표현에 깜짝 놀랐다.

한국은 이씨를 우주인으로 배출하기 위해 200억원을 러시아에 지불했다.

2001년 4월21일 미국의 대부호 데니스 티토가 2000만달러(200억원)를 내고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NASA가 이씨를 '참가자'라고 부를 수는 있다.

그러나 우주인이란 지상 100㎞(미국은 80㎞) 이상 상공에서 장시간 특정임무를 수행하고 지구로 돌아온 사람이라고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이씨가 3만6206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9박10일간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한다는 점에서도 '단순 참가자'자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씨는 한국인들이 한동안 잊고 있었던 우주를 향한 꿈과 용기를 불어넣어 줬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청소년의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7년에 1.5t급 위성발사체를 개발하고 2020년에는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해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계획을 앞당겨 보려 한다"고 밝힘에 따라 우주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한국은 경제력에 비해 너무 늦게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가 됐다.

세계 36번째로 몽골보다도 늦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우주과학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 소련은 당시의 우방이었던 체코 폴란드 베트남 쿠바 몽골 등의 공산국에 한해 무료로 우주선을 탑승할 기회를 부여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문제는 주변 강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수조원을 투입해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섬뜩할 뿐이다.

이씨의 성공적인 우주 실험이 국가 안보,우주시장 개척,기초기술발전 등에 도움이 될 효과적인 우주정책을 수립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정종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