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티스트 앤디 워홀도 제가 디자인한 레스토랑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어요.

덕분에 제가 세계 최초의 레스토랑 디자이너로 불리게 됐죠."

다음 달 10일께 재개장하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층 레스토랑 '아리아' 등을 디자인하기 위해 내한한 애덤 티아니 디자이너(60)는 10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1948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1973년 이탈리아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뒤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생계를 위해 가구,액세서리 등을 디자인하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1982년 개장한 레스토랑 '라 쿠폴'(La Coupole)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다.

당시 최대 규모였던 '라 쿠폴'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줄을 선 사람 중에 워홀이 있어 큰 화제가 됐다.

이후 티아니는 자연스레 '최초의 레스토랑 디자이너'로 불리며 1980년대 뉴욕의 레스토랑 붐을 주도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명물인 와인타워가 있는 '오레올(Aureole)',뉴욕에서 가장 비싼 레스토랑 '펄세'(Per se)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그는 조선호텔 측의 의뢰를 받자마자 가장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레스토랑을 고민했다.

그는 "틈날 때마다 신라ㆍ하얏트ㆍ워커힐호텔 등의 레스토랑은 물론 박물관과 백화점,안동 하회마을까지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구상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티아니는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을 돌아보며 한국 특유의 에너지를 느낀 것이 이번 디자인에 영감을 줬다고 했다.

그는 "서울은 아름답지는 않지만 네온사인이 화려한 빌딩과 재래시장,전통 한옥이 뒤섞여 다양성이 살아있는 도시"라고 평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