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문국현 후보측은 선거운동 초반 '승승장구' 분위기였다가 최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저지를 기치로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인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를 한때 '더블스코어' 차의 지지율로 따돌렸다가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날인 지난 2일 평균 10% 포인트대 초반으로 좁혀졌기 때문.
더욱이 문 후보측은 "관권선거와 네거티브 선거의 기미가 농후하다"며 잔뜩 경계하고 있다.

지난 3일 한나라당 소속 노재동 은평구청장이 은평 뉴타운의 문제점을 지적한 문 후보를 찾아 강하게 불만을 토로한 것 등에 강한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식목일인 5일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도 '이재오 구하기'를 위한 관권선거로 간주하고 있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7일 "관권 선거 뿐만 아니라 상대편측이 선거 막판 조직을 상당히 가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등 점점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은평구청장과 현재 지역구 의원, 대통령까지 한나라당이다 보니 일당독재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뉴타운 건설현장 방문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법 위반 여부를 중앙선관위가 판단해줄 것을 촉구할 뿐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지금으로서는 중앙선관위가 선거 끝나기 전에 유권해석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앙선관위가 선거전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선거를 돕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에서도 문 후보는 처음 구상대로 지역구를 샅샅이 훑으며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단독 유세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문 후보는 여전히 주민들과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주민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전략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품격선거, 무공해선거로 관권선거와 조직선거를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는 대책밖에 없다.

내일 은평을 지역에서 당 차원의 공명선거 촉구 캠페인과 투표참여 촉구 캠페인을 할 것"이라며 "조직력을 동원해 사람 마음을 흔드는 것 보다 있는 그대로 후보의 인물 됨됨이를 놓고 유권자들의 지지와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것이 창조한국당의 정체성에 맞다"며 정공법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