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번개 유세'.."살려달라" 읍소

통합민주당의 `투 톱'인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필사의 막판 대추격전에 온 몸을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총선 결과에 정치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열세를 딛고 대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해 날밤을 새는가 하면 `맨발'로 골목골목을 누벼가며 몸을 사리지 않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
정치 1번지에서 한나라당 박 진 의원과 맞붙은 손학규 대표는 기동성이 좋은 `무쏘 스포츠'의 짐칸에 선 채로 몸을 싣고 좁은 골목까지 찾아다니며 하루에도 수백번씩 "1번 손학규입니다.

야당을 살려달라. 손학규를 살려달라"를 외치고 있다.

차가 막히거나 차량 진입이 어려운 동네를 다닐 때에는 오토바이에 몸을 의지하고 있고, 유세용 세발 자전거도 즐겨 타고 있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래 회의 차 당사에 들를 때를 제외하곤 줄곧 운동화를 신으며 그야말로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

목이 쉰 지도 이미 오래다.

손 대표는 전날 2시간 정도 조각잠을 청한 뒤 7일 새벽 4시 교회 새벽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 뒤 낙산 공원 출근 인사에 이어 종로 5가,6가, 이화동, 혜화동, 명륜동 등 밤 늦게까지 13개 동을 훑으며 릴레이 `번개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은 아예 밤을 꼬박 샐 작정이라고 한다.

동작을에서 악전고투 중인 정 전 장관은 지난 5일 `8888 유세'에 돌입했다.

총선 D-1일인 8일 자정까지 통틀어 8시간만 눈을 붙이고 88시간 동안 총 88회의 `맨투맨'식의 게릴라 유세를 이어간다는 것.
정 전 장관은 골목길에 다다르면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핸드 마이크 하나 들고 차에서 내려 거미줄식으로 직접 걸어다니며 "한번 넘어진 사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 "저는 여기서 더 갈 곳이 없다"며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다.

이날도 새벽녘 목욕탕 알몸유세로 시작, 흑석동, 사당동, 상도동 재래시장과 아파트 단지, 주택가, 상가 등을 지그재그식으로 오가며 22 차례의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유세 때마다 부인 민혜경씨와 큰 절을 올리며 `읍소'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정몽준 의원의 `동작 뉴타운 약속' 발언으로 촉발된 뉴타운 공방 소재를 십분 활용하되 네거티브는 최대한 자제, 정동영 브랜드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여론의 향배가 `블랙아웃'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양 진영은 고공 심리전에도 적극 나서가며 부동층 견인을 통한 투표율 제고에도 사활을 걸었다.

손 대표측은 "자체 조사에서 초박빙으로 따라잡았다.

막판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했고, 정 전 장관측도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호남 출신 표본이 실제 비율보다 낮게 잡혔다.

표차이가 한 자릿수내로 좁혀졌으며 바닥이 요동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