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9 총선] '3,15,20,100,150,168' 숫자로 내다 본 18대 총선
'3,15,20,100,150,168.'

정국 향배를 결정할 4ㆍ9 총선의 상징적 숫자들이다. 3(%)은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정당득표율의 마지노선으로 진보세력의 생존과 직결된다.

지역구에서 극소수의 당선자를 기대하는 진보정당으로선 여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진보세력의 분열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4% 안팎의 지지율을 보인 민주노동당이나 1~3%의 진보신당 모두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17대 총선 때 자민련의 정당득표율이 2.9%에 그치면서 비례대표 1번이었던 김종필 전 총재의 최다선(10선) 기록이 날아갔다.

15(석)는 무소속 돌풍여부를 결정하는 잣대다.

무소속은 현재 전국적으로 12곳에서 1위를 달리는 등 20여곳에서 선전하고 있다. 14대(21명)와 15대(16명)를 정점으로 16대(5명) 17대(2명)에 급격히 위축됐던 무소속이 두 자릿수 시대를 열 것은 분명해보인다.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과 민주당 표밭인 호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무소속 당선자가 15명까지 늘어난다면 두 당의 성적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10여석,민주당이 호남에서 3~4석을 잃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다.

20(석)은 대전 충남에서 불고 있는 자유선진당 바람이 원내교섭단체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수치다. 4석 안팎의 비례대표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선진당이 20석을 달성하려면 지역에서 15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

현재 선진당은 대전 충남에서 8명이 1위를 달리고 있고 6곳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캐스팅 보트를 쥐는 등 정치적 역할을 찾겠지만 실패한다면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100(석)은 단독 개헌저지선이자 민주당의 선전여부와 직결된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100석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각종 판세분석 결과 최대치가 90석 안팎으로 나온다. 100석을 넘긴다면 강한 야당으로 자리매김하겠지만 거꾸로 실패한다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대선후보의 당선여부에 따라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개연성도 다분하다.

150(석)은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 여부가 걸린 상징적 숫자. 이명박 정부의 순항여부와도 직결된다.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한다면 국민이 안정을 택했다는 의미로 새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실패할 경우 정국운영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한나라당이 과반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168석까지 갈지 여부다. 이는 국회의 모든 상임위에서 숫적 우위를 점하는 '안정 과반의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 장악력과 직결된다. 최근의 추세라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막판 부동표의 향배에 따라 70여개의 접전지역에서 대거 패배한다면 과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