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판 관권선거 논란 변수

서을 은평을 선거는 이번 총선 기간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화제가 끊이지 않는 선거구였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인 이재오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 분란 소용돌이의 `진앙'으로 지목돼 낙천자들의 `정적'으로 도마에 올랐고, 특히 친박(親박근혜)쪽 탈락자들로부터 '낙선운동' 표적에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대선 후보였던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출마해 시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을 리드하면서 승패 여하에 따라 총선후 정국을 뒤바꿀 수도 있는 관심 지역구로 부상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식목일인 5일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야당으로부터 관권선거의 표적으로 공세를 받으면서 선거 막판까지 얘기거리를 양산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방문을 '최측근 이재오를 챙기려 한 것'으로 몰아가면서 역풍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 의원 측은 "정치 공세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측은 비록 공표된 여론조사상으로는 문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역전극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날인 지난 3일 한때 `더블스코어' 차로 벌어졌던 문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를 평균 10% 포인트대 초반으로 빠르게 좁혔다.

이 의원 측은 지난달 31일부터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문 후보를 역전해 승기를 더욱 굳혀가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7일 오전 5시부터 선거운동 종료시한인 8일 자정까지 43시간 동안 잠도 자지않고 유권자들을 만나는 `불면(不眠) 캠페인'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자신이 내세우는 ▲지역발전 적임자론 ▲서민후보론 ▲힘있는 후보론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누가 진정한 서민의 대변자인지 은평 주민들은 잘 알고있다.

21평 비새는 집에 살면서 서민의 아픔의 보듬을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은평을 주민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할 수 있는 것이며, 미워도 다시 한번 이재오'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9회초까지 3점을 내주고 끌려왔지만 9회말 만루상황에서 4번 타자가 홈런을 쳐 4 대 3으로 역전한다.

잘 지켜봐라"며 대역전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지역에 출마한 친박연대 장재완 후보가 사퇴한 점도 `한나라당 성향표'가 이 의원에게 결집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이 의원측은 보고 있다.

문제는 야권이 선거 막판 `호재'로 삼고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는 '관권 선거' 논란이다.

전날에 이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도 "대통령이 선거 막바지에 (여권) 2인자라고 하는 사람의 선거가 위태로워지니 현장을 방문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일단 선관위가 문제를 삼지 않아 법적 공방의 여지가 차단돼 동력은 잃어가는 분위기지만, 여론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미지수이다.

대통령의 은평 뉴타운 방문이 결과적으로 이 의원에게 순풍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역풍으로 작용할는 투표함이 열려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