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과학자 "캥거루와 공동조상 가졌던 때"

인간의 성(性)을 결정하는 X와 Y 염색체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1억년 이상 더 늦은 약 1억8천만∼2억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스위스 과학자들이 1일 밝혔다.

로잔 대학의 `통합 유전체학 센터'의 니콜라스 빈켄보슈 박사는 "종전에는 우리의 성염색체들이 2억8천만∼3억1천만년 전에 모든 포유류의 공동조상에서부터 진화해온 것으로 여겨왔다"고 말했다고 스위스 국제방송이 전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그 성염색체들은 우리 인간의 성염색체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1년간 정자 세포가 형성되는 정자 발생기에 인간과 생쥐, 개 등의 유전자 운동을 살펴 보았다.

연구진은 정자 발생기에 X 염색체가 "아웃 오브 엑스"(out-of X) 프로세스를 통해 유전자들을 방출시킨다는 사실에 착안해 그와 같은 유전자들의 운동 원인을 알아내고 그 운동의 최초 시점을 특정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태반(胎盤)을 지닌 포유류와 유대류(有袋類)에서는 존재하지만, 인간의 원시 조상이나 오리너구리와 같은 원시 포유류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돌연변이나 새로운 유전자의 출현 시기를 특정하는 계통발생론적 시기 특정법을 활용해 X 염색체의 유전자 방출과 함께 다른 유전자들의 운동이 시작되는 시기를 특정했다.

빈켄보슈 박사는 "우리는 그 같은 운동이 시작된 시점은 약 1억8천만∼2억년 전이라는 것을 알아냈다"면서 "그 시기는 우리가 (유대류인) 캥거루와 공동조상을 가지고 있던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포유동물에게 공통되는 조상의 수준에서는 그러한 아웃 오브 엑스 프로세스를 볼 수 없었다"며 "예를 들어 우리가 오리너구리와 공동 조상을 가진 시기에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이날 생물학 저널인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