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부자는 모두가 희망하는 이 시대 최고의 화두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부자라는 신기루를 좇다가 지쳐 쓰러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부자가 되는 비법은 무엇인가.

미국의 부자연구가인 토머스 스탠리는 검소한 생활,시간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분배,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직업의 선택 등을 제시한다.

우리 정서와는 다소 동떨어지지만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인 보조를 하지 않는 것도 비법의 하나로 친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 보고서에는 부자들의 덕목으로 절약과 인내를 꼽고 있다.

사실 부자를 정의하기는 그리 간단치 않다.

부자 소리를 들으려면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변변한 모델도 없다.

또 돈만 많다고 해서 과연 부자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경제력만으로 부자를 따질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부자학연구학회가 마련한 세미나에서 바람직한 부자상을 논의했다.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부자가 제대로 존경받을 수 있을까'라는 주제였는데,만석의 재산을 일군 경주 최부자 가문의 오랜 가르침이 화제가 됐다.

'흉년에는 전답을 사지 마라'는 요즘으로 치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금지하는 것이며,'큰 돈 아끼지 말고 작은 돈 아껴라'는 가훈은 근검절약으로 돈을 모아 좋은 일에 쓰라는 말일 게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자에 대한 인식이 곱지 않기에 최 부잣집이 종종 회자되곤 한다.

교육사업과 사회사업,독립운동에 큰 돈을 보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성된 부자학연구학회는 부자가 되기 위한 습관과 행동을 연구하고 있지만,부자들의 금도가 무엇인지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반(反)부자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유럽에서는 부자가문으로 명성을 얻으려면 4대는 이어져야 한다고 하는데,재산을 불리면서 음덕(陰德)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부자들이 진정으로 존경을 받는 사회가 아쉽기만 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