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현장을 떠났던 정보기술(IT) 벤처 1세대들이 현업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안철수 전 안철수연구소 사장,안영경 전 핸디소프트 사장,전제완 전 프리챌 사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핸디소프트를 국내 선두권 그룹웨어 업체로 키웠던 창업자 안영경씨(54)는 지난달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현업에 복귀했다.

1991년 핸디소프트를 창업한 안 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50세가 되면 대표이사직을 후배에게 넘기고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다"며 2004년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핸디소프트는 안 회장이 물러난 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안 전 사장이 폭넓은 인맥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영업망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제완 전 프리챌 사장(45)은 올초 모바일 콘텐츠 업체인 텔미정보통신 이사를 맡아 5년여 만에 인터넷 업계에 돌아왔다.

프리챌을 국내 3대 포털로 키웠던 전씨는 텔미정보통신의 인터넷 서비스 '클릭질' 운영을 맡아왔다.

클릭질은 인터넷으로 인맥을 관리하고 동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를 P2P 방식으로 주고받는 서비스다.

전씨는 2002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식대금 가장납입 의혹이 불거져 불명예 퇴진했다.

안철수 전 사장(46)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5월께 귀국한다.

그는 2005년 3월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고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 입학했다.

미국 유학 중에도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왔으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안 전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지 않고 최고학습책임자(CLO:직원 재교육.능력개발 담당)로 활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 등 포털들이 컴퓨터 백신 무료 서비스에 나서 국내 백신업체들에 타격을 줌에 따라 안 전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탈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가 경기침체 여파로 고전하면서 창업 1세대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