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 뿌 쫑 베트남 국회의장은 23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은 경제ㆍ행정 분야 개혁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한국이 투자를 더 늘려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외자유치 확대를 위해 호주와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온 응우옌 의장은 "지난해 1월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베트남은 경제ㆍ행정 분야 규제의 글로벌 스탠더드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국회 수장으로서 투자자의 입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감사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개혁을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그는 베트남이 "확고한 정치적 안정 아래 2000년대 들어 연 평균 8% 안팎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진출의 교두보로 베트남을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응우옌 의장은 "베트남의 현 경제발전 단계에 필요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력 에너지 등의 산업 분야 투자를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협 관계를 일방의 이익 추구만 목표로 삼아선 안 된다"며 "오랜 상호 동반자적 관계의 바탕에서 공동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응우옌 의장은 '물을 마실 때는 그 기원을 생각한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말로 베트남 경제발전에 도움을 준 한국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국의 막대한 투자로 베트남 국민이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꾸준히 교류 협력을 확대해왔다.

한국의 대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5억달러다.

응우옌 의장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공산당 기관지 편집국장을 거쳐 하노이시 당 서기장을 지낸 뒤 2006년부터 국회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온건 중도파 정치인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