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한고비를 넘겼다.

베어스턴스에 이어 또 하나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진 리먼브러더스가 예상치를 웃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글로벌 금융 불안 현상이 다소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8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지수는 2002년 7월 이후 최대폭인 3.51% 급등했고 19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세로 화답했다.

전문가들은 이어질 미국 투자은행(IB)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으로만 나오지 않는다면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날도 장중 유럽계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위기설이 흘러나오며 상승폭을 줄인 것처럼 미국발 신용 경색의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3월 말이 임박해 오면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실적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것을 권했다.

◆국내 증시 한숨 돌렸다

미 증시 급반등에 이어 국내 증시 상승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 경색 현상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 불안이 완화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및 금융회사의 인수·합병 등이 중장기적으로는 우호적인 재료로 활용되며 하반기에는 신용 위험이 서서히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장이 상승 추세로 복귀하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19일 나올 모건스탠리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충족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또 2월 미 경기선행지수와 내주 나올 2월 기존주택판매도 눈여겨 봐야 할 지표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태가 전 세계로 파급돼 글로벌 유동성 축소를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미 정책당국에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저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 센터장은 다음 달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깜짝 실적' 기대주는

올 들어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은 하향 조정된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1월1일 이후 3개월(1월 말·2월 말·3월17일) 연속 1분기 추정 실적이 상향 조정된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원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적 조정이 활발히 이뤄져 관련 수혜주는 '깜짝'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가 있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294개사(기업분할 금융지주사 제외) 중 9개 종목이 연초 이후 3개월 연속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초 2492억원에서 지난 17일 2910억원으로 16.74%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LG필립스LCD)도 4696억원에서 7014억원까지 49.35% 상향 조정됐다.

현대차와 한국가스공사는 각각 1분기 영업이익이 4251억원,5069억원으로 연초 전망치보다 7.13%,6.27% 높아졌다.

이 밖에 유가증권시장의 한국철강 엔씨소프트 세아제강과 코스닥시장의 CJ홈쇼핑 CJ인터넷 등도 꾸준히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된 종목이다.

서정환/장경영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