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둔화로 지난해 인구이동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이동은 주택가격지수가 상승하면 늘고 하락하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수도권으로 여전히 인구가 몰렸지만 예전 만큼은 아니었다.

통계청은 '2007년 인구이동통계'에서 전입신고를 기준으로 지난해 읍ㆍ면ㆍ동 경계를 넘어 이사한 사람이 907만명으로 2006년(934만2000명)에 비해 2.9%(27만2000명) 줄었다고 19일 밝혔다. 주민등록인구 대비 이동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총 이동률은 18.5%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시ㆍ도 내에서의 이동은 614만8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3.9%(24만7000명) 감소했고,시ㆍ도의 경계를 넘는 이동은 292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0.8%(2만5000명)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주택거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2002년 이후 주택가격지수 상승률과 인구이동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니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해의 인구이동이 많았다. 주택가격이 전년대비 16.5% 상승한 2002년에는 958만4000명의 인구이동이 발생했지만,증감률이 -2.1%로 추락한 2004년에는 856만8000명에 그쳤다. 2006년(11.6%)과 지난해(3.1%)를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했지만 전입초과(전입자 수-전출자 수)는 3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였다. 지난해 전입초과는 8만2938명으로 외환위기를 벗어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04년 14만336명을 기록한 뒤 2005년 12만8809명,2006년 11만2000명 등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전은 지난해 전입보다 전출이 1048명 더 많아 1989년 광역시(당시 직할시) 승격 이후 처음으로 인구유출 상태로 돌아섰다.

전국 232개 시ㆍ군ㆍ구 가운데 전입초과가 가장 많은 도시는 경기 화성시(5만7000명)였는데,대부분 수원시(2만4374명) 용인시(4486명) 안산시(2944명) 등에서 옮겨와 동탄 신도시 건설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구를 분산시키는 효과는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