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 출간

프랑스 심리학자 코린느 마이어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가 '무자식 상팔자'를 외치는 'NO KID'(이미지박스 펴냄)를 출간하자 프랑스 사회는 논란에 빠졌다.

한때 출산율이 낮다가 정부의 출산장려책에 힘입어 출산율이 유럽 최고로 올라간 프랑스 사회에서 금기가 되다시피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입밖에 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워본 엄마답게 40가지나 추려낸 "아이를 낳지 말아야하는 이유"는 하나같이 현실감있다.

"출산이 행복한 일이라는 건 완전히 '거짓말'이다.

개인적으로 난 이제까지 살면서 출산만큼 고통스런 일을 경험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출산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어요'라고 말하는 여성들을 보면 신뢰가 안 간다"
"모유 수유는 노예로 사는 것과 다름없다.

엄마는 잠시도 아이와 떨어져있을 수 없다.

이건 잔인한 착취나 다름없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시절, 내가 일했던 시간을 계산해보니 일주일에 70시간이었다.

사무실에서 40시간 일하고 아이를 돌보며 추가로 30시간을 일했다"
"성공적으로 생명을 탄생시켰다는 생각에 이성을 잃은 부모가 하는 대화보다 의미없는 대화가 또 있을까.

그들은 일단 아이가 태어나면 친구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얼마 안 있어 전화를 받는 건 아이의 몫이 된다"
"임신과 함께 기나긴 '섹스의 겨울'이 시작될 때가 종종 있다", "아이와 함께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제대로 방음 장치가 되지 않은 건물에서 아이가 있는 집의 아래층에 살면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조악한 물건을 사고자 부모들은 시간을 낭비하고 이것들을 쌓아놓을 집값을 내고자 많은 시간을 일해야한다"
"전업주부인 여성은 잠재적으로 자신이 나쁜 엄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낀다.

'내가 한 인간을 만들어냈으니 책임을 져야지'"
막무가내로 아이를 낳지 말자고 호소하는 책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출산과 양육을 모든 것에 앞서는 지고의 가치라고 칭송하는 것까지는 인정하더라도 그 의무를 여성에게만 뒤집어 씌우는 세상을 향한 반항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주영 옮김. 192쪽. 9천800원.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