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베어스턴스 문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확대될 수 있는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소폭 상승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RB)가 전날 취한 재할인율 0.25%포인트 인하와 재할인창구를 통한 대출 확대 등 금융위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들이 시장의 공포심을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1.16포인트(0.18%) 상승한 11,972.2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개장 전 거래에서는 200포인트 넘게 하락하기도 했으나 장중에 100포인트 넘게 오르기도 하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35.48포인트(1.60%) 떨어진 2,177.01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54포인트(0.90%) 하락한 1,276.60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JP모건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주당 2달러의 헐값에 전날 인수키로 하면서 금융위기의 심각성이 확인된데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된 영향으로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추가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고 FRB가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대폭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 정부가 위기감 확산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경제대책회의의 일환으로 백악관에서 경제보좌관 회의를 열고 오후엔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FRB의장 등이 참석한 금융실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경제 위기 수습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사태에 대한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음을 강조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의지를 밝혔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18일 FOMC에서 기준금리의 1%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1.2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40%로 반영하는 등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기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2월 산업생산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FRB가 이날 발표한 미국의 2월 중 광공업을 포함한 산업 생산은 0.5% 줄어 지난해 10월의 0.6%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초 2월 산업생산이 0.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 22.2를 기록, 사상 최저치를 보여 제조업활동이 크게 위축됐음을 나타냈다.

베어스턴스는 이날 83%나 폭락하면서 주가가 4달러대로 떨어졌다.

반면 JP모건체이스 11% 올랐다.

모기지 관련 증권사업에 주력했던 리먼브러더스도 투자자들이 자금난을 우려하는 가운데 21%나 급락했고,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 등도 신용위기 확산 우려 속에 각각 5%와 4% 하락하는 등 금융주들은 비교적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