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사관계의 분수령 가운데 하나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할 것인가 여부다.

간판 수출업체인 현대차는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의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끝내 무분규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교대근무제 변경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노사 간 이견이 여전하다.

이 때문에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최근 노사관계 안정을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고 '2년 연속 무분규'를 이뤄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때마침 이 회사 산하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17일 발표한 '자동차산업의 경쟁력과 노사관계'라는 자료를 통해 "생산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존조차 어렵다"며 노사관계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연구소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각국 정부의 환경 관련 규제가 엄격해지고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연구ㆍ개발과 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더구나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업체들의 견제와 중국 인도 등 후발국 업체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소는 노사관계 안정을 통한 유연성 확보를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일본 도요타와 미국 GM의 사례를 들며 협력적 노사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요타는 1950년대부터 노사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 세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게 된 반면,GM은 노조에 대한 과도한 의료비와 퇴직금 지출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 수백억 달러의 적자를 누적시키며 몰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연구소의 류기천 선임연구위원은 "상생의 노사 관계로 전환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 업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사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