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집중된 14일, 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주총을 통해 그동안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거나 실적 개선과 주주이익 환원을 강조한 기업은 상승했으나, 별다른 메시지를 주지 못한 기업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남용 부회장이 직접 주총 브리핑에 나선 LG전자는 이날 오후 2시 27분 현재 1.82% 오름세다. 남 부회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올해 상반기 중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서는 공식 부인했다.

이에 대해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적자 폭 축소로 봤는데 보다 적극적인 계획을 밝혔다”며 “하이닉스 인수 부인도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주총은 국민연금이 정몽구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관심을 모았으나, 별 무리없이 정 회장이 재선임되면서 3.15% 상승세다. 국민연금 측은 서면으로 반대의사를 전했을 뿐 이날 주총에 참석치 않았다.

KTF의 경우 자사주 매입 소각이라는 이익 환원 조치에 5.62% 급등하는 시장의 환호를 받았다. 덩달아 KT와 KTG도 0.32%, 3.21%씩 각각 오름세다.

KTF는 주총을 통해 현금 배당 대신 지난해 당기순이익 2441억원의 절반을 연내 자사주 매익 소각 형태로 주주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음반 및 음악영상물, 영화 및 비디오 게임 등 콘텐츠 제작, 전자금융 관련 사업, 통신판매업, 보험대리점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통신미디어 그룹으로의 진화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SK(-4.92%), SK에너지(-5.77%), SK텔레콤(-1.11%) 등 SK 그룹주는 동반 하락세다. 고유가가 더 이상 정유업체에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과 통신시장에서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이다.

SK그룹은 2010년까지 SK에너지의 누적 EVA(경제적 부가가치) 2조원 달성 계획을 밝혔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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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배 대표이사를 재선임한 SK텔레콤 역시 올해 성장기반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비전은 제시하지 못했다. SK텔레콤 주가는 요금인하 압박과 해외사업 불안 등이 겹치면서 올 들어 27% 가량 하락한 상태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