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호재 분명하나 신용시장 반응 지켜봐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자금 투입결정으로 전날 뉴욕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40포인트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다 장 후반 상승폭을 줄여 전날보다 17.35포인트(1.06%) 오른 1,658.8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동반 상승해 4.15포인트(0.66%) 오른 631.29로 장을 마쳤다.

전날 뉴욕 증시는 최대 2천억달러를 단기 자금시장에 긴급 투입하는 FRB의 파격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 발표 영향으로 다우지수가 5년여 만에 최대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급등했다.

외국인은 FRB의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 장 초반 `사자'에 나섰으나 장 후반 `팔자'로 돌아서 1천17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2천71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매수에 나서 3천37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대형 IT주와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의 중국 수혜주,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의 금융주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 상승세가 연출됐다.

미래에셋증권의 류승선 애널리스트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극심했는데 FRB가 최대 2천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 등을 국채로 교환해 주기로 하면서 신용경색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 대만의 가권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올라 FRB의 이번 조치에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단기 신용경색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미국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금융기관들의 자산 부실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문제는 45조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CDS(크레딧디폴트스왑) 시장의 붕괴 여부인데 이번 조치가 이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CDS는 회사채의 부도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으로 최근 이 시장에서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의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FRB의 조치는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완화를 통해 실물경기의 급속한 침체를 어느 정도 저지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효과를 거둘 지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