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조정 국면에서 자사주 매입과 액면분할에 나서는 등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사주를 매입 중인 기업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주가흐름을 보여 자사주가 주가 부양에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 들어 주식분할로 액면가를 낮추겠다고 결정한 상장사가 크게 늘어났지만 해당 주가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통상 주식 분할은 주식 유동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되는 것과는 동떨어진 움직임이다.

코스닥 업체들의 경우 자본잠식 탈출이나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잇달아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있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19개사 가운데 14개사는 자사주 매입 발표일부터 지난 7일까지 코스피지수 등락과 관계없이 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기업별로는 이 기간에 호재성 재료도 가세했지만,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상장사 '주가 받치기' 안간힘
대한해운이 가장 크게 덕을 본 기업이다.지난 1월31일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던 이 회사는 지난 7일 21만5500원에 장을 마쳐 주가가 56.1%나 올랐다.이 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4%)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대한전선현대중공업도 각각 38.5%와 22.4% 올라 자사주 매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지난달 13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올랐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15.5% 떨어졌다.한국카본과 코리안리재보험도 각각 12.6%,8.0% 떨어져 자사주 매입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주식 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38개사로,작년 같은 기간(11개사)의 3배를 넘는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전년의 4배 이상인 25개사로 크게 늘었다.

주식 분할은 주식 유동성을 높여 주가를 부양하려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효과가 미미한 편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주식 분할을 발표한 25개사 가운데 지난 주말까지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곳이 15개사로 절반이 넘는다.또 발표 당일조차 주가가 하락한 업체가 7개사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5개)보다 많았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주식 분할은 근본적으로 기업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 상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상장사 '주가 받치기' 안간힘
그는 "특히 최근같은 조정장에선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실적 등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달 들어 유상증자를 이미 실시했거나 계획을 밝힌 코스닥 업체는 30개에 육박한다. 대부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지만 일부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

증자계획을 밝힌 이후 연일 급등세를 보인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급락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통신기기 유통 업체인 에버리소스는 지난 3일 19억여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포함해 나흘 동안 55.2%의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스타맥스도 지난 주말 19억원의 유상증자 방침을 공시하면서 5.88% 오른 36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178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티티씨아이는 물량부담으로 지난 주말 하한가인 1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에 나선 회사들 가운데 일부는 평균 거래가격을 크게 밑도는 선에서 신주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준/장경영/김재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