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반짝 웃었던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이번주 반등폭을 다시 반납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주택 및 모기지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악재가 불거지며 시장을 못살게 굴고 있다.

길게 보면 리스크 요인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지만 불안정한 지수 흐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칫 기다림에 지칠 수도 있는 일이다.

7일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전날 뉴욕 증시 하락의 원인인 4분기 주택차압률이나 연체율의 상승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반면 지난주 30년만기 모기지 금리가 다소 둔화되는 등 펀더멘털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펜딩 주택판매도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고 소개.

다만 신용경색 여파가 나타날 때마다 충격은 불가피해 보이고, 펀더멘털 변화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에서 글로벌 증시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당분간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다음주엔 선물옵션 동시 만기가 예정돼 있고 美 금융업체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모멘텀 없는 주가 흐름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기술적 반등을 활용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단기매매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보다 긴 시각에서는 기술적 반등에서의 추격매수보다 조정을 기다리는 관망이 현명해 보인다고 판단.

SK증권도 달러화의 강세 전환이나 신용 스프레드의 안정 등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시그널들을 기다리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러한 등락 과정이 지속되는 과정 속에서도 장기적으로 지수는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 경제지표들이 경기 침체보다는 둔화를 예고하고 있고, 단기에 급락했던 글로벌 기업실적 전망이 최근 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흐름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3월 중 예상됐던 국내외 경제지표 부진에 대한 확인과정을 시장이 순조롭게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점진적일 레벨업 과정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이 밖에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고, LCD 등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매기가 확산되면서 주도주 부재의 문제를 완화해주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인 변화로 꼽히고 있다.

다소 부침이 있고 시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지금은 기다림에 지쳐 나가 떨어질 때가 아니라 저가매수로 기회를 탐색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이달 중순 미국 FOMC 회의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경이 변할 수 있다"면서 "FOMC 이후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달러의 하락 압력도 제약을 받게될 경우 인플레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은 다소 가실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큰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추가로 내려설 자리도 마땅치 않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대형 악재가 출연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

중기적 관점에서 업종 대표주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한라건설, POSCO 등이 우선 주목할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악재와 호재 사이에서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어 자칫 힘을 빼다간 제 풀에 지칠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악재든 호재든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전혀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을 나쁘게만 보거나 좋게만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인내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긴 하지만 차분하게 균형잡힌 시각으로 시장을 관찰하며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