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산유국인 브루나이 국왕의 동생이자 세계 부자 중 한 명인 제프리 볼키아 왕자(53)가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한때 영국 여왕보다 두배나 많은 재산을 자랑했던 볼키아 왕자가 영연방 국가들의 법원 최종심을 담당하는 영국 추밀원의 판결에 따라 전 재산을 브루나이 정부에 헌납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고 2일 보도했다.

볼키아 왕자는 이미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플라자아테네 호텔과 피카소 르누아르 등이 그린 명화,고급차,요트,2억달러어치의 최고급 다이아몬드 5개 등 수십억달러의 재산을 정부에 반납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가장 중요한 자산인 뉴욕의 고급호텔 햄슬리팰리스의 경영권마저 잃었다.

현재 런던 소재 빌라에서 세 아내와 18명의 자녀 중 2명과 살고 있는 볼키아 왕자는 "앞으로 어디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때 전 세계에서 호화 저택을 사들이고 1700여대의 고급 차를 수집했던 그가 이런 처지에 놓인 것은 1990년대 말 148억달러(한화 14조여원)에 이르는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그는 1980년대부터 10여년 동안 브루나이 투자청장과 재무장관을 역임하면서 롤스로이스 등 고급차와 이탈리아 스포츠카 제작업체 피닌파리나,유명 화가들의 명화 컬렉션 등을 구입하는 데 정부 돈을 퍼다 썼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