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24일 오후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참여정부 5년간 재직했던 장ㆍ차관들과 고별 만찬을 갖는 것으로 임기 마지막 날을 정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민주주의가 이뤄진다고 항상 얘기해 왔다"면서 "강은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굽이치고 좌우 물길을 바꿔 가며 흐른다"고 말했다.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정권 교체는 자연스러운 정치적 현실"이라며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하지만 지켜야 할 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국무위원들이 대통령과의 에피소드와 참여정부에 대한 소회 등을 얘기하자 일일이 그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해양수산부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을 표시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선정 과정에서 교육부가 끝까지 홍역을 치른 데 대해 격려했다고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저녁 6시를 기해 국정 브리핑 사이트와 청와대 홈페이지의 운영을 중단하고 관련 기록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했다.노 전 대통령은 퇴임과 함께 개인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www.knowhow.or.kr)'을 개설하기로 했다.

이날 관저에서 청와대의 마지막 밤을 보낸 노 전 대통령은 25일 청와대를 떠나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낮 12시께 서울역에서 KTX 열차에 탑승,밀양을 거쳐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로 향한다.노 전 대통령의 귀향에는 청와대 비서관과 동문 인사 등 160여명이 따라갈 예정이다.

천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향후 활동 계획과 관련,"연구소나 재단 설립 등과 같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퇴임과 함께 곧바로 대외 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