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이명박 정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영어성적 우수자의 선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올해부터 입시업무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 이관되면서 대학들이 다양한 영어논술과 전형 방식을 통해 우수학생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2009학년도 입시에선 영어실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1일 주요 대학들에 따르면 중앙대는 전체 정원의 5%를 영어특기자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중앙대는 학과에 상관없이 영어 특기자를 선발한 후 이들이 원하는 전공으로 추후 배정하는 방법을 쓸 예정이다.영어 특기자는 수시를 통해 선발하며 영어면접과 영어에세이 학생부 등을 통해 합격자를 가린다.중앙대 입학처 관계자는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은 다른 학업도 잘하는 경향이 있다"며 "총 정원 4500명 중 200여명을 영어 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어학 우수자 전형의 세부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며 "영어면접과 영어에세이 중 어떤 전형을 활용할지 반영 비중을 어떻게 할지 등을 이달 말까지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시 외국어 특기자 전형에서 영어 등 외국어논술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한국외대는 외국어논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한국외대는 외국어 특기자 전형 외에 외국어 우수자 전형을 별도로 만든다.외국어 우수자 전형은 외고 출신 신입생을 겨냥한 것으로 일정 시간 이상 해당 외국어 수업을 받아야 응시가 가능하다.이 전형은 해당 외국어를 24단위 이상 이수해야 응시가 가능한 전형1과 12단위 이상이면 응시자격을 충족하는 전형 2로 나뉜다.신형욱 외대 입학처장은 "외국어 우수자 전형1은 외국어 논술 반영 비율이 60%,내신 반영 비율이 40% 정도"라고 말했다.

서강대도 2007학년도에 신설한 알바트로스 국제화 전형 비율을 현재 3%에서 4%로 늘릴 계획이다.이 전형은 공인 외국어능력시험에서 일정 성적 이상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1단계에서 서류전형 100%,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30%,외국어 심층면접 70%를 반영한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재외국민 전형은 정원 외 2% 선발로 정해진 규정 때문에 늘릴 수 없지만 외국어 우수자 선발 폭을 늘리는 방법으로 입학생들의 어학능력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어 실력을 중점적으로 반영하는 전형은 대학들이 2008학년도 전형 계획을 확정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협 학사지원부 관계자는 "오는 28일까지 각 대학들이 '2009학년도 대입 전형계획 주요사항'을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영어 논술,면접 관련 항목은 기재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알려오지 않으면 파악이 힘들다"며 "주요 대학 대부분이 수시에서 일부 전형을 이 같은 방법으로 선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선화/오진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