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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서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대중교통은 지금까지 버스와 지하철 두 가지로 대표됐다. 하지만 2011년께 이 두 운송수단을 합친 신개념의 미래형 차량이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버스와 철도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전용선로와 일반도로를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 바로 '신에너지 바이모달 저상굴절차량(이하 바이모달 트램)'이다.

2003년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신에너지바이모달수송시스템연구단(연구단장 목재균 www.bimodaltram.com)은 건설교통부 교통체계효율화사업의 일환으로 바이모달 트램 개발 사업에 돌입했다. 제1세부과제인 '바이모달 트램 개발'은 진행중이며, 2006년부터는 제2세부과제인 '바이모달 트램 운영시스템 기반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부출연금 453억9000만원을 포함해 총 624억39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이 프로젝트는 협동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추진되며 2011년 6월 연구가 마무리된다. 이후 실용화 시범적용,실용화 확장 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바이모달 트램의 특징과 장점을 살펴보고,이를 통해 미래 대중교통체계의 단면까지 미리 엿보기로 한다.

'퓨전' 교통수단 세부과제 '소통 원활'

버스와 지하철을 섞은 '퓨전모드'의 신(新) 교통수단인 바이모달(Bi-modal) 트램은 지하철만큼의 속도를 내면서 경량전철과 버스의 중간 규모 수송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편의성과 안전성,정시성까지 지녀 이상적인 대중교통으로 손색이 없다.

먼저 철도가 갖는 정시성의 운행체계를 적용해 도로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한 배차시간의 단점을 극복한다. 지금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2세대' 전용선로를 사용,우선신호체계 운행을 통해 출퇴근 시간의 도로 혼잡에도 전혀 막힘이 없다. 또 전용선로 외에 일반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어 도로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기존 지하철이 계단이 많고 역내 이동거리가 긴 탓에 노약자와 보행 장애자가 이용하기에 다소 불편했다면,바이모달 트램은 이러한 한계성까지 극복했다. 승하차가 용이한 초저상 차량시스템으로 구현될 뿐만 아니라 정밀정차가 가능한 자동운전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고무차륜으로 만들어지는 트램 차량은 기본적으로 약 18m 길이에 달하는 다관절 철도형태의 모양을 띤다. 운전자가 아무리 능숙해도 정거장 가까이에서 정확히 정차하기엔 쉽지 않은 구조다. 때문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신에너지바이모달수송시스템연구단은 정거장에 트램 차량이 정차할 경우 자동운전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자동운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정차가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단 측 설명이다. 자동운전은 미끄러짐과 추돌에 대한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다.

바이모달 트램은 이러한 기능성 외에 디자인 면에서도 진일보한 차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단은 천편일률적인 구조의 차량 외형을 지양하고 획기적이고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도시 미관과 잘 어울리는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바이모달 트램은 복합소재차체를 써서 무게 감소로 인한 연비 저감,부식 및 열적 환경에 오래 견딜 수 있는 미래형 차량으로 만들어진다. 소음까지 최소화해 실내에서 음악 감상을 해도 전혀 지장이 없다.

여기에 미래형 자동차가 반드시 갖춰야 할 친환경성도 연구개발의 핵심요지를 이룬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로 차량을 구동한다는 것이 연구단의 계획. 이 부분은 제3세부과제에서 본격적으로 연구가 착수된다. '수소연료전지 구동형 대중교통시스템 개발'이 주요골자로,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과 교통인프라 기술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현재 수립 단계에 있다.

바이모달 트램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차량 개발 외에도 전용선로,정거장 및 환승센터,자동운전 및 정밀정차시스템,사전요금지불시스템,차량ㆍ승객 정보시스템,운영ㆍ유지관리시스템,연료공급시설 등의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단은 바이모달 트램 개발 사업을 트램 차량 개발,운영시스템 기반기술 개발,수소연료전지 구동시스템 개발 등 총 세 개 세부과제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연구단 측은 바이모달 트램이 상용화되면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공사기간이나 비용도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도시가 건설될 경우,중장기적인 계획이나 대안 없이 주민의 입주수요에 따라 우선 버스노선을 개설하고 보는 것이 순서였다. 때문에 버스노선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일도 빈번해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일이 많았다. 지하철의 경우도 짧게는 5년,길게는 10년까지의 지리한 공사기간이 걸린다. 하지만 모두 신도시가 터를 잡고 뿌리를 내리기 위한 통과의례로 간주돼 입주 후에도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했다. 이제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 바이모달 트램을 대중교통 구축계획에 반영할 경우,단 2~3년 내에 시스템을 완성해 입주와 동시에 대중교통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다. 비용측면에서도 노면전차 구축에 필요한 비용의 30~40%만으로 고품질의 대중교통체계를 실현할 수 있다고 연구단 측은 설명했다.

차세대 대중교통 연구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목재균 연구단장은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하는 대중교통이 아닌,차를 일부러 두고서라도 '타고 싶은 대중교통'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바이모달 트램의 빠른 상용화를 위해 협동연구기관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바이모달 트램 개발사업 과제별 참여기관> ※괄호 안은 담당연구개발내용

제1세부과제 ; 바이모달 트램 개발

- 주관연구기관 ; 한국철도기술연구원(트램 사양 개발, 트램시스템 통합 및 시험평가, 자동운전 및 정밀정차 제어 알고리즘)

- 협동연구기관 ; 우진산전(트램 구동축 국산화 기술개발, 조향ㆍ현가ㆍ제동시스템 적용기술 개발), 한국화이바(트램 복합소재 차제 개발,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국산화 개발), 로템(판형 견인전동기 개발), 다이모스(분산 구동형 감속기어장치 개발)

제2세부과제 ; 바이모달 트램 운영시스템 기반기술 개발

- 주관연구기관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운영시스템 사양개발 및 통합, 시험선 및 테스트 베드 구축)

- 협동연구기관 ; 한국화이바(트램 유지보수 시스템 기술개발), 현대엔지니어링(트램 전용 선로 및 선로구축물 기술개발), 길정보시스템(트램 통합 운행정보 시스템 개발), 케이씨아이(안전 지향형 모듈형정거장 개발), 한국교통연구원(트램시스템 경제성 분석기법 개발), 한터기술(자동운전ㆍ정밀정차 제어 시스템 구축)